김은중호 측면 공격수 강성진(20·FC서울)이 에콰도르전 골문을 정조준한다. 그 무대는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이다.
조별리그 내내 김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도 강성진은 아직 골을 넣지 못했다. 프랑스전부터 감비아전까지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열린 최종전에서도 선발 기회를 받았다. 다만 3경기째 아쉬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래도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감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특유의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선 경기에서도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김은중호 측면을 책임지는 주축 공격수로서 예열은 충분히 마친 것이다.
U-20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원더골’을 터뜨렸던 기억을 되살릴 일만 남았다. 그는 지난 3월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에서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앞선 1차전 오만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김은중호 주축 공격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는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 강성진은 오른쪽 측면 하프라인 아래에서 공을 잡은 뒤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개인기로 수비수 3명을 잇따라 제쳤다. 아크 정면에서는 절묘한 헛다리 개인기에 이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상대 수비수들은 강성진의 개인기에 속수무책이었고, 골키퍼조차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슈팅이 날카로웠다.
일찌감치 재능도 인정받았다. 서울 유스인 오산고 시절 구단 최초 준프로계약을 맺은 뒤 18세이던 2021시즌 K리그1 14경기 1골·2도움을 쌓았다. 프로에 직행한 2022시즌엔 무려 34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기록해 영플레이어상 후보까지 올랐다. 그해 7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의 깜짝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승선한 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홍콩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는 등 타고난 재능을 뽐냈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강성진은 교체로만 2경기에 나서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다. 그러나 대회 조별리그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만큼 이제는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 마침 에콰도르가 이번 대회에서 유독 중거리 슈팅에 약했다는 점에서 강성진의 중거리 슈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에콰도르는 지난 조별리그에서 미국과 슬로바키아에 각각 1골씩 실점했는데 모두 중거리 슈팅 실점이었다.
앞서 김은중호는 최전방 공격수 이영준(김천)을 필두로 김용학(포르티모넨스·이상 1골 1도움) 이승원(강원·1골 2도움) 등의 활약을 앞세워 16강에 진출했다. 여기에 강성진까지 해결사로 나선다면 U-20 월드컵 도전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에콰도르는 올해 남미 U-20 챔피언십 4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선 2승 1패로 미국에 이어 B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U-20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2019년 대회 3위인데, 당시 4강에서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U-20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3승 1패로 우위다. 이 경기 승리팀은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 승리팀과 8강에서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