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펀치가 제대로 통했다. 영화 ‘범죄도시3’가 개봉 첫날 74만 관객을 동원,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오르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범죄도시3’는 개봉 첫날인 지난달 31일 74만 87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수는 122만 4215명이다. ‘범죄도시3’가 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시즌2에 이어 두 번째 천만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새 역사 쓴 ‘범죄도시3’
사실 ‘범죄도시3’의 오프닝 기록은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개봉 전 유료 시사회를 개최해 약 48만 명을 끌어모으면서 흥행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변칙 개봉’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관람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악역이 두 명이라는 것이 이번 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은 이상용 감독의 말처럼 전작의 매력은 살리되 새롭게 변주를 준 것이 평가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범죄도시3’는 개봉과 동시에 누적 관객수 약 122만명을 기록, 한국영화에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이는 전편 ‘범죄도시2’의 오프닝 기록인 46만 7483명보다 빠른 수치다. 역대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이뤄낸 ‘명량’(2014, 68만 2701명)의 오프닝 기록도 뛰어넘었다.
‘범죄도시3’는 개봉 전부터 남다른 화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외 158개국에 선판매돼 글로벌 흥행을 예고한 것. 아시아 주요 국가인 홍콩, 대만, 베트남뿐만 아니라 북미, 중동,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팔렸다. 개봉되기 전부터 ‘범죄도시’ 시리즈의 힘을 증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전작과 다른 매력은?
‘범죄도시3’은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범죄도시2’의 후속작이다. 서울 금천경찰서 강력반 소속이던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옮긴 뒤 펼쳐지는 내용이다.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소탕하는 과정을 담아 통쾌함과 재미를 선사한다.
시리즈 최초로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 두 명의 빌런을 투입시켜 액션에 힘을 더했다. 특히 주성철은 광수대보다 늘 한발 앞서 움직이며 수사에 혼선을 준다. 전편들에 비해 늘어난 액션과 ‘범죄도시’에서 빠질 수 없는 유머도 첨가해 재미를 배가했다.
이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전작들이 날 것 같은 원초적인 범죄였다면 주성철은 욕망에 휩싸인 악당이다. 권력이 있고, 힘이 있고, 자신감과 확신에 차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전편과 달리 똑똑한 빌런들을 내세워 차별점을 뒀다.
◇ 빌런 캐릭터의 힘
‘범죄도시’ 시리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액션 범죄 영화로 언급되지만, 처음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건 아니다. 1편이 개봉했던 2017년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쏟아지던 시기로, ‘범죄도시’는 수많은 작품 중 하나에 불과했다. 심지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흥행도 미지수였다.
그러나 ‘범죄도시1’은 688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청불 영화 흥행 톱3에 등극했다. 여기엔 1편의 흥행을 이끈 빌런 장첸의 힘이 컸다. 칼, 도끼로 사람을 거리낌 없이 죽이고, 피가 난무하는 장면에서도 “내 누군지 아니?”, “혼자야?”, “진실의 방으로” 등 여러 명대사를 배출하면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냈다.
‘범죄도시2’에서는 손석구가 빌런 강해상 역을 맡아 장첸을 뛰어넘은 인상 깊은 연기로 흥행에 힘을 보탰다. 촬영 중단부터 현지 촬영 취소, 10억 원의 예산 초과 등 수많은 난관에 봉착했음에도 1269만명을 동원해 침체된 극장가에 훈풍을 가져다줬다.
‘범죄도시3’는 2편에 이어 15세 관람가로 판정됐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1편보다 자극적인 요소를 줄이되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담았다. 마동석이 ‘범죄도시’ 시리즈를 8편까지 제작할 계획임을 밝힌 만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로 만들겠다는 마동석의 뜻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손익분기점은커녕 100만 관객을 넘기는 것도 힘겨워 했던 한국 영화에 훈풍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범죄도시3’가 2편의 뒤를 이어 또 한 번 천만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