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오는 5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모시에서 열리는 라요 바예카노와의 2022~2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 라운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 마요르카의 마지막 홈경기이자, 시즌이 끝난 뒤 이적이 기정사실이 된 이강인의 ‘고별 무대’가 될 경기다.
현지에서도 이번 경기를 이강인이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고 뛸 마지막 경기로 보고 있다. 스페인 마르카는 “올여름 이강인의 이적은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라요 바예카노전은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추는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될 것이다. 팬들도 이강인의 마지막 순간을 즐기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계약을 해지한 뒤 지난 2021년 8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마요르카에 입단했다. 꾸준한 출전 시간을 원했던 이강인은 유스팀부터 10년 간 몸 담았던 친정팀과 결별을 택했고, 마요르카에서 새 출발에 나섰다.
이강인과 마요르카의 인연은 서로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입단 첫 시즌부터 리그 30경기(선발 15경기·1408분)에 출전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출전 경기 수도, 출전 시간도 데뷔 최다였다.
나아가 올 시즌 마침내 재능이 폭발했다. 리그 35경기(선발 32경기)에서 6골 5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존재감 자체가 팀의 에이스였다. 한국 선수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고, 드리블 관련 지표에선 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마요르카도 이강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올시즌 이강인의 맹활약은 마요르카의 목표였던 1부리그 잔류는 물론, 한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출전을 꿈꾸게 했다. 마요르카 현지엔 이강인을 찾는 한국인 팬들이 몰려 많은 화제가 됐다. 나아가 올여름 이강인의 이적으로 2000만 유로 정도의 이적료 수익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이다.
마요르카 구단도 에이스로 활약한 이강인의 앞길을 막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동행을 원하는 건 맞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 등 스페인 팀들은 물론 토트넘,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재정이 풍부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등 규모가 더 큰 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블로 오르텔스 마요르카 단장은 이미 “이강인의 이적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으로 6~7명의 선수를 영입할 것”이라며 결별을 사실상 공식화한 상태다.
결국 이날 최종전을 통해 이강인과 마요르카도 마지막 인사를 나눌 전망이다. 에이스로 활약한 뒤 더 큰 무대로 향하는 이강인을 향해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이강인도 이에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과 마요르카 구단이 서로 고마움을 전하고, 또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며 2년 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아름다운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