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음주 파문에 휩싸인 이용찬(34· NC 다이노스)이 일단 1군 엔트리에 잔류한다.
강인권 NC 감독은 1일 창원 NC 파크에서 본지와 만나 "마운드에 올라가서 정상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염려돼 일단 선수와 한번 얘기를 나눠봤다"며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조금 더 낫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내서 일단 엔트리 조정을 하지 않았다. 지켜볼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용찬은 WBC 음주 파문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WBC 1라운드 일본전(3월 10일)이 끝난 뒤 숙소를 나와 사적으로 술자리 한 사실을 인정한 그는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에 귀가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의혹은 지난달 30일 한 유튜버를 통해 제기됐다. 이용찬뿐만 아니라 김광현(SSG 랜더스)과 정철원(두산 베어스)도 이번 논란에 이름을 올렸다. KBO는 31일 3개 팀(NC·SSG·두산)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3개 팀이 포함된 9개 팀에 사실 확인서 제출을 요청했다. WBC에 국가대표를 파견하지 않은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이 모두 해당한다.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는 KBO는 앞서 "국가대표 운영 규정 13조 징계. 3.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징계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 다만 유흥업소(룸살롱)를 출입했고 여성 접대부와 술을 마셨다는 최초 의혹 제기와 달리 선수들은 '건전하게' 짧은 시간 술자리를 가졌다고 해명, 입장이 엇갈렸다.
두산의 정철원도 1군 엔트리를 유지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일 "야구팬들을 실망시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아직 선수하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KBO에서 조사하는 기간으로 알고 있다. 조사 여부에 따라서 (1군 엔트리 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거 같다. KBO 조사에 착실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기자회견에서 "WBC 대회 중인 3월 10일, 일본전이 끝나고 술자리를 가졌다.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고 고개 숙였다. 정철원은 안산공고 선배인 김광현과 한 차례 술자리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결코 (술자리에) 여자가 있지 않았다. 서빙하는 분과 가게 사장님만 여자였다"며 "그 자리가 식사 자리였다. 김밥과 수제비, 떡볶이 등을 먹었다"고 부연했다.
의혹 당사자 중 김광현만 1일 사과 기자회견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광현은 후배 정철원과 함께한 날 이외 한 번 더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사안이 더 심각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 스스로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엔트리 제외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로테이션 순번상 1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음주 파문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선발 투수가 백승건으로 바뀌었고 엔트리에서도 이름이 빠졌다. 복귀 시점은 물음표. 일단 세 선수 모두 "향후 KBO에서 이뤄지는 절차에 성실히 응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