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한 김민재. 사진=세리에A SNS나폴리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김민재(27·나폴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우뚝 섰다. 세리에A 올해의 팀(베스트11) 선정도 예약했다. 두 영예 모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대기록이다.
김민재는 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이 발표한 2022~23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이 상은 한 시즌 동안 세리에A 무대를 누빈 모든 수비수 가운데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다. 팀 동료 조반니 디 로렌초, AC밀란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와 최종 후보에 오른 뒤 당당히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은 것도, 베스트11에 오르는 것도 김민재가 처음이다. 세리에A는 물론 한국과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또 세리에A 어워즈 최초로 우승팀 수비수가 최우수 수비수상까지 거머쥔 역대 첫 번째 선수로도 남았다. 김민재의 이번 수상이 더욱 값진 이유다.
김민재가 받은 최우수 수비수상은 2018~19시즌부터 리그 사무국 선정하는 세리에A 어워즈 중 하나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영플레이어상,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골키퍼 각 포지션 1명씩 단 6명만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 투표가 아닌 오직 한 시즌 동안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세부 지표를 근거로 수상자가 선정된다. 공중볼 경합, 태클 등 일반에 공개되는 지표뿐만 아니라 기술 효율성, 압박 효율성 등 세부적인 기록까지 모두 반영된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세리에A 35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공중볼 경합 승리 2위(92회) 클리어링 4위(122회) 전체 경합 승리 10위(157회) 등 대부분 수비 관련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리에A 우승이라는 타이틀과 무관하게 수비수로서 보여준 경기력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결국 김민재는 디 로렌초, 테오 에르난데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쳤다.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팀(베스트11) 선정도 예약한 김민재. 사진=세리에A나폴리 김민재. 사진=세리에A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으면서 김민재는 리그 베스트11에도 자연스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사실 김민재의 베스트11 선정은 이번 시즌 기록과 경기력 등을 고려할 때 기정사실이었다. 그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최우수 수비수 선정 여부에 더 관심이 쏠렸는데, 김민재는 두 타이틀을 모두 품었다.
세리에A 어워즈에서 이어졌던 ‘이상한 공식’을 깨트렸다는 점에서 김민재는 세리에A 어워즈에도 한 획을 긋게 됐다. 그동안 세리에A 어워즈는 유독 우승팀 수비수의 수상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이른바 우승 프리미엄이 배제된 채 오직 세부 지표로만 수상자가 결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어워즈 사상 최초로 팀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 수비수까지 선정된 역대 첫 번째 선수로 남게 됐다. 아시아 새 역사를 넘어 세리에A에도 역사에 남을 진기록을 남겼다.
세리에A 입성 첫 시즌 만에 이뤄낸 성과들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값졌다. 김민재는 지난해 7월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에 입단하며 데뷔 처음 유럽 빅리그에 입성했다. 첼시로 떠난 칼리두 쿨리발리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받았다. 빅리그 경험이 없다 보니 이적 당시만 해도 현지에선 의문부호가 잇따랐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단번에 나폴리는 물론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9월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시즌 내내 그는 팀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고, 결국 나폴리를 33년 만에 리그 정상으로 이끈 주역이 됐다.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 수상으로 그는 이번 시즌 수비수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세리에A 사무국은 “인상적인 데뷔를 축하한다”며 김민재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세리에A 입성 첫 시즌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쿨리발리를 대신하기 위해 합류한 그는 리그에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빠르게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조명했다. 김민재뿐만 아니라 공격수 빅터 오시멘도 최우수 공격수상을 받았다. 나폴리는 어워즈 최초로 한 시즌에 2개 이상 포지션 선수를 배출하게 됐다. 김민재도 그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