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5선발’ 정찬헌은 지난 3일 등판한 SSG 랜더스 원정 경기에서 6이닝 동안 피안타와 볼넷 허용 없이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달 5일 콜업돼 선발진 한자리를 차지한 그는 등판한 6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키움은 이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불펜 투수 김성진이 1-0으로 앞선 8회 말 전의산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10회 등판한 양현은 제구 난조로 위기를 자초한 뒤 김민식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5선발도 에이스처럼 잘 해주고 있다. 하지만 키움 선발 투수들은 호투하고도 승수를 올리지 못하는 등판이 많다.
3일 기준으로 팀 QS는 33번. 22번을 기록한 2위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팀 선발승은 15승뿐이다. 에이스 안우진은 1점(1.84)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3승에 그쳤다. 팀 QS 1위(8번) 최원태도 3승이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QS 7번, 평균자책점 3.3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기고도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7패를 당했다.
불펜진 난조가 심각하다. 키움은 5회까지 리드를 잡았단 20경기에서 6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10개 구단 중 최다 기록이다. 불펜진 블론세이브는 8번.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았다.
홍원기 감독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을 앞으로 당겨 승부처에 내세우는 ‘변칙’ 마운드 운영을 하고 있다. 김재웅이 임무를 완수해도, 다른 투수들이 부진하다. 최근 마무리 투수 임무를 하고 있는 임창민도 2일 SSG전 9회 말 투구에서 2점을 내주며 패전(스코어 2-3) 빌미를 제공했다.
키움 선발진은 득점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가 던진 이닝까지 키움 타선의 평균 득점은 2.40점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9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리그 평균이 2.74점이다.
개막 첫 달(4월)은 간판타자 이정후가 부진한 탓에 득점력이 저조했다. 24경기 평균 득점은 4.00점에 불과했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좋아진 5월에는 이원석·이형종 등 전력 보강을 위해 영입한 베테랑 타자들이 부진했다.
키움은 3일 기준으로 21승 32패를 기록, 리그 8위에 머물고 있다. 선발진과 타선 그리고 불펜진 엇박자 탓에 중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믿을 구석은 ‘선발 야구’뿐이다. 키움은 팀 성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11번 등판을 소화한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줬다. 최원태·정찬헌 등 다른 국내 투수들도 차례로 관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