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자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시도다. 해외에서도 네트워크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출사표를 던지지만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런데 홍콩에서는 넷플릭스를 이긴 사례가 있다.
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간한 '글로벌 OTT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대형 통신사 PCCW는 OTT 벤처기업을 설립한 뒤 2015년 자체 플랫폼인 '뷰'를 론칭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뷰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함께 3대 OTT 플랫폼으로 꼽힌다. 2021년 4분기 기준 유료 회원 수는 700만명으로 넷플릭스(680만명)를 넘어섰다.
콘진원은 뷰의 차별화 수익 모델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론칭 초기부터 무료 서비스 이용 후 유료 전환을 유도했다.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에서 유료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이용자에게 TV 방영 8시간 후 VOD 시청 권한과 무제한 다운로드, TV 고화질 시청 등을 보장했다.
콘텐츠 소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K콘텐츠를 무기로 삼기 위해 한국 지상파 3사와 동남아 지역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콘진원은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광고형 상품에서 무료 이용자를 모으고 유료 상품 가입자를 늘리는 선순환을 만들어낸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고배를 마신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은 2015년 소니 픽처스, 워너브라더스 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OTT '훅'을 출시했다.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갔지만 수익성 악화로 5년 뒤인 2020년 파산 신청을 했다. 같은 해 쿠팡이 훅을 인수했다.
훅은 싱텔의 지역 영업망과 소니·워너브라더스의 콘텐츠를 앞세워 리더십을 가져가려 했지만 높은 구독료와 로컬 콘텐츠 부재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콘진원은 "이용자 중 상당수는 OTT 관련 지출에 있어 여전히 방어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며 "소비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상품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