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김은중호의 주 무기는 세트피스다. 9일(한국시간) 열리는 4강전 역시 승부의 열쇠는 세트피스에 달려있다.
김은중(44)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8강전을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연장 전반 최석현(20·단국대)이 주장 이승원(20·강원)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직전 에콰도르와 16강전 득점 장면이 반복된 모습이었다.
김은중호는 대회 8득점 중 절반을 세트피스를 통해 넣었다. 이승원의 킥, 이영준(20·김천)·최석현의 헤더는 김은중호의 득점 공식이다. 단판전인 토너먼트 특성상 실점을 최대한 억제하고, 적은 공격 기회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은중호는 탄탄한 수비는 물론, 주장 이승원의 날카로운 킥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효율적인' 축구를 하고 있다. 8강전에서도 마지막까지 수비 집중력을 유지했고, '돌풍의 팀' 나이지리아를 단 한 차례의 유효 슛으로 잠재웠다.
한편 결승전 앞길에 선 이탈리아도 세트피스에 강점이 있다. 이탈리아는 브라질·나이지리아·도미니카 공화국과 함께 죽음의 F조에 속했으나, 2승 1패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어 잉글랜드·콜롬비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4강에 올랐다. 5경기 중 11득점을 올리며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11득점 중 3골을 코너킥에서 넣었다. 이어 크로스로도 2골을 넣으며 사이드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회 득점 1위(6골) 체사레 카사데이(20·레딩)의 존재감이 빛난다. 이탈리아의 코너킥 3골은 모두 카사데이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이어 페널티킥 2골·오픈 플레이 1골을 기록, 대회 최고 스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지만,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공·수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공격진에는 2골 2도움의 톰마소 발단치(20·엠폴리), 1골 3도움을 올린 주세페 암브로시노(20·나폴리)가 요주의 인물이다.
이탈리아도 불안 요소는 있다. '빗장 수비'라 불리는 이탈리아지만, 실점 장면에서 수비진이 아쉬움을 남긴 장면이 많았다. 조별 리그 나이지리아전에는 상대 공격수의 빠른 발을 막지 못해 2실점했다. 나머지 4실점은 크로스 상황이나, 높은 공 처리가 불안정해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다. 특히 조별 리그 브라질전(3-2 승), 8강 콜롬비아전(3-1 승)에서도 수비진이 제대로 공중볼을 걷어내지 못한 장면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김은중호의 강점이 다시 발휘돼야 할 상황이다. 대회 도움 부문 1위에 오른 이승원은 물론, 윙으로 나서는 강성진·김용학의 발끝에 이목이 쏠린다. 결승전을 놓고 다투는 두 팀은 오는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