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성사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조 회장은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 참석 이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합병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면서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온 힘을 다해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2020년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계획을 발표했지만 최근 난기류를 만났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의 규제 당국이 합병 이후 출범할 통합 항공사가 독점적인 지위로 시장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주요 14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의 관문은 넘었다. 이 가운데 중국과 호주, 영국 등은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조 회장은 "미국, EU, 일본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믿으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IATA 연례 총회에서 실적 전망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의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깝고 수익률은 훨씬 높다"며 "중국은 수요가 조금 약하지만 여전히 개방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SO)를 통보했다.
미국 법무부가 운송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출범할 통합 항공사가 독점적인 지위로 시장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EU와 미국의 우려를 불식하려면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올해 초 영국 경쟁당국은 합병 승인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런던 히스로 공항의 최대 주 7개 슬롯을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주도록 했다. 현재 대한항공이 주 10개, 아시아나가 7개 슬롯을 보유 중인데 합병 이후 아시아나 슬롯을 모두 이전하라는 것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