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배준호가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9일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배준호가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은중호가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맞서며 결승 도전을 마쳤다. 특히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를 수차례 괴롭힌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의 존재감이 빛났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9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1-2로 졌다. 김은중호는 전반 선제 골을 내줬지만, 이내 이승원(강원FC)가 페널티킥 동점 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 41분 프리킥 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왼쪽 윙에 배치된 배준호는 선발 출전, 풀타임 소화하며 활약을 마쳤다.
대회전부터 '에이스'로 꼽힌 배준호는 첫 경기를 앞두고 경미한 부상 때문에 출전 시간이 조정됐다. 하지만 조금씩 토너먼트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지난 16강 에콰도르전에선 1골 1도움을 올리며 빛났다. 화려한 패스로 이영준(김천 상무)의 선제 골을, 이후에는 본인이 직접 환상적인 트래핑 후 추가 골을 완성했다.
4강 이탈리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전반 18분 박스 안에서 침착한 턴 동작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상대 수비수 마티아 차노티는 완전히 자리를 뺏겼고, 뒤늦게 발을 뻗었으나 오히려 배준호의 발을 밟고 말았다. 키커로 나선 이승원이 성공시키며 경기가 원점이 됐다.
이후에도 배준호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이탈리아 수비를 공략했다. 골키퍼 김준홍은 골킥을 찰 때 배준호를 향했다. 왼쪽에서 전개되는 공격은 모두 배준호의 발을 거쳤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배준호는 드리블 성공 3회·지상 볼 경합 승리 11회·키 패스 2회를 기록하며 빛났다. 특히 파울을 8번이나 당했다. 그만큼 이탈리아 수비진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다. 전반전 PK를 헌납한 차노티는 배준호를 저지하기 위해 유니폼을 찢어지도록 잡아당기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후 교체되기도 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뻔한 장면도 만들었다. 후반전 간접 프리킥 상황에서 배준호가 빠른 전개로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았다. 그는 멋진 드리블로 이탈리아의 오른쪽 수비를 완벽히 허물었다. 이어 패스는 박스 안으로 향했고, 이영준이 좋은 위치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이후 한국은 결정적인 프리킥 실점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까지 반격에 나섰지만, 경기 내내 석연찮은 판정이 이어지며 결국 1-2로 졌다.
결국 김은중호의 도전은 4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김은중호는 '원팀'으로 4강 신화를 완성했다. 김은중호는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3-4위전으로 대회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