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9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인 만큼 AG 최종 엔트리 승선은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였다. 이로써 이정후는 KBO리그에 데뷔한 2017년 이후 열린 6번의 국제대회에 모두 참가하게 됐다. 이 기간 그가 나선 대회는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AG,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AG 출전은 2018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이정후는 8일 고척 LG 트윈스전이 끝난 뒤 항저우 AG 대표 발탁과 관련한 소감을 전했다.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기 전이었지만 워낙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취재진이 관련 질문을 던졌고 선뜻 대답했다. 그는 "처음 AG을 갔을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진 거 같다"며 "그때는 완전히 어릴 때였다. 연령 제한이 없어서 (나이 상관 없이 실력 좋은) 올스타 선수들이 다 갔다. 그땐 갈 거라고 생각도 안 했고 초반엔 발탁도 안 됐다"고 돌아봤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이정후는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박건우(현 NC 다이노스)가 부상을 당하면서 빈자리가 생겼고 이후 대체 발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결과는 해피엔딩.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이후 이정후는 프로야구 대표 타자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달성하며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AG 야구 종목은 출전 나이 제한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다르다. 최종 엔트리 24명을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와 연령과 입단 연차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로 꾸렸다. 세대교체를 위해 '커트라인'을 만들었고 그만큼 대표팀이 젊어졌다. 이정후는 '리더'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그는 "뽑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며 "AG도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를 생각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