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으로는 24년 만이자 역대 2번째로 유럽 트레블(3관왕) 대업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이 대업을 달성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이 전한 응원 메시지에 대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화답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1-0으로 꺾고 트레블 대업을 달성한 직후 “퍼거슨 경이 오늘 아침 응원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밝혔다. 퍼거슨 경은 지난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럽 트레블을 지휘했던 사령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24년 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EPL 구단을 이끌고 유럽 트레블을 달성해 달라는 응원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그의 응원 메시지에 감동했다. 유럽 트레블을 지휘한 감독으로 퍼거슨 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마침 맨시티는 이날 인터 밀란을 꺾고 창단 처음 UCL 정상에 오르면서 유럽 트레블 대업을 달성했다.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랜드 FA컵 정상에 올랐던 맨시티는 트레블에 마지막 퍼즐만을 남겨뒀는데, 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마침내 대업을 달성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유럽 트레블을 달성한 역대 8번째 팀으로 역사에도 이름을 새겼다. EPL 구단으로는 퍼거슨의 맨유에 이어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가 2번째다. 앞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이 2차례 씩 트레블을 달성했고, 셀틱과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 인터 밀란도 유럽 트레블 역사에 이름을 새긴 바 있다.
맨시티는 그동안 EPL 최강팀 입지를 다지고도 유독 인연이 닿지 않던 UCL 잔혹사 고리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맨시티는 최근 6시즌 가운데 무려 5시즌이나 EPL을 제패했지만, 이 기간 UCL에서는 준우승 1회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UCL과는 거리가 있었다. 막대한 투자에도 팀을 UCL 정상까지 이끌지 못한 터라 과르디올라 감독도 적잖은 조롱도 받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가 20여 년 전 퍼거슨의 맨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결국 UCL 우승 타이틀 때문이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 비로소 팀을 유럽 최강팀 자리로 이끌었다. 앞서 바르셀로나에 이어 맨시티의 유럽 트레블까지 이끌면서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 명장 반열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UCL 우승 이후 사라지는 팀들이 있는 만큼, 다음 시즌에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맨시티 감독으로서 UCL 우승을 해봤는지’에 대한 조롱을 더 이상 받을 일이 없게 돼 마음이 놓인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