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아티스트 만큼이나 모든 음악들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장치와 음향 시설이 아티스트 개개인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위버스콘’이었다.
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에서는 ‘2023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이번 페스티벌은 ‘위버스 파크’, ‘위버스콘’, ‘라이브플레이’로 꾸려졌는데 어제에 이어 이날도 오후 6시부터 ‘위버스콘’이 케이스포돔에서 진행됐다. ‘위버스콘’은 이번 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 격으로 양일간 진행됐다. 둘째 날 ‘위버스콘’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외에 그룹 비투비, 가수 엄정화까지 참여하며 몰입도 높은 퍼포먼스들을 완성했다.
케이스포돔 옆 88잔디마당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위버스 파크가 열리며 축제 분위기를 예열했다. 이 때문에 공연장 주변은 음악을 즐기러 온 관객들로 붐볐다. 특히 국내 팬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팬들이 운집해 글로벌 페스티벌로써 의미를 더했다.
‘위버스콘’은 88잔디마당 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라이브 플레이’로도 동시에 시청 가능했다. 위버스 기술력을 기반으로 그간 하이브 아티스트 공연에 활용된 라이브 플레이를 통해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은 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아티스트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글로벌 팬덤 라이프 플랫폼 ‘위버스’의 다채로운 팬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뮤직&팬 라이프 페스티벌이다.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 먹거리 등 부대행사가 펼쳐져 페스티벌 무드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위버스콘’의 둘째 날 포문은 그룹 앤팀이 맡았다. 앤팀은 ‘로드 낫 테이큰’, ‘센트 오브 유’, ‘파이어워크’ 한국어 버전을 들려주며 국내 팬들과 인사했다. 앤팀은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을 통해 탄생한 그룹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 무대 뒤 앤팀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게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 공연 마지막까지 큰 호응 부탁드린다”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룹 라잇썸과 백호의 무대가 펼쳐지며 공연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백호는 “큰 공연장에서 팬들 만난게 너무 오랜만이라 대기할 때부터 몸이 근질근질 했다. 무대 위 올라오니까 내려가기가 싫다. 여기서 관객석을 보면 너무 예뻐보인다”라며 “오늘 무대 하면서 또 한 번 노래 하는 게 즐거운 일이라는 걸 느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의욕을 다졌다.
이날 공연에서 이목을 사로잡는 무대는 단연 트리뷰트 스테이지(엄정화)였다. 스크린에 엄정화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일제히 엄정화를 연호했다. 당연히 엄정화의 등장인 줄만 알았던 무대 위에는 미드낫(이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엄정화의 목소리가 미드낫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는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혁신적 시도, 즉 보이스 디자인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인공지능 오디오 기업 수퍼톤의 실시간 음성 디자인 기술을 활용해 남성 아티스트인 미드낫이 부르는 노래가 실시간으로 여성의 목소리로 바뀐 것이다. 미드낫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접목시켜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는 것, 아티스트에게는 흥미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보컬과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우리가 다양한 음악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앤팀, 백호, 엔하이픈 등 후배 아티스트들의 엄정화 트리뷰트 무대가 꾸며지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엄정화 노래에 진짜 엄정화를 보고싶었던 관객들의 마음을 알았던걸까. 무대 한 가운데 호피무늬 의상을 입은 엄정화가 등장하자 역대급 환호가 쏟아졌다. 그는 안무가 리아킴과 함께 ‘호피무늬’ 무대를 완성하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 열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하이브를 비롯 K팝의 대세로 떠오른 걸그룹 뉴진스가 무대에 등장했고 팬들은 목놓아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오마이갓’, ‘디토’, ‘어텐션’, ‘쿠키’, ‘하입보이’ 등 연달아 히트곡들을 들려주며 순식간에 단독 콘서트 현장으로 만들었다. 이후 뉴진스는 짧은 멘트 시간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 행복해지고 그 음악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오늘 무대를 서고 나니 이 곳이 우리에게 가장 행복한 곳처럼 느껴진다”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공연이 2시간을 향해 달려갈 시점, 엔하이픈이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피버’, ‘빌즈’, ‘카르마’ 등 파워풀하고 자극적인 무대로 팬들을 더욱 열광시켰다. 이어 비투비와 지코의 무대가 차례로 이어졌다. 비투비는 ‘나의 바람’, ‘너 없인 안 된다’, ‘괜찮아요’,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그리워하다’를 열창하며 특유의 멜로디 가득한 음악들로 관객들의 귀를 간지럽혔다.
지코는 ‘괴짜’, ‘아무노래’, ‘너는 나 나는 너’, ‘새삥’, ‘거북선’ 등 숱한 히트곡들로 주어진 시간을 채웠다. 혼자임에도 불구 지코는 남다른 존재감으로 무대를 꽉 채우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무대 장악력은 매 무대마다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위버스콘’은 아티스트의 앨범에 담긴 깊이 있는 음악적 서사와 다이내믹한 연출을 실내 공연장에서 보다 몰입도 있게 감상할 수 있는 무대들을 선보였다. 복수의 아티스트 별 맞춤형 무대 구성을 위해 전환이 용이한 다수의 멀티 스테이지 위에서 몰입도 높은 퍼포먼스들이 선보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