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1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투수 손동현이 7회 등판 역투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5.21.
KT 위즈의 투수 손동현(22)은 데뷔 이후 최고로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25경기 30이닝, KT에서 ‘애니콜’ 박영현(20) 다음으로 많은 경기와 이닝에 나서고 있다. 프로 입단 이후 2019년 34경기, 2020년 23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올 시즌 데뷔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한다. 필승조로 자리 잡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한 도전이다.
손동현은 나올 때마다 대부분 1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닝 수만 따진다면 리그 전체 불펜 투수 중 3위에 해당한다. 풀타임 첫 시즌인 것을 감안한다면 체력 문제가 대두될만하다.
다만 손동현은 공격적인 투구로 체력 문제를 상쇄하고 있다. 올 시즌 손동현의 이닝 당 투구수는 14.7개로 20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 중 두 번째로 적고, 스트라이크 비율도 66%로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높다. 빠른 승부로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가져가 체력 문제를 최소화했다.
KT 손동현. KT 제공
“스트라이크가 꼭 좋은 건 아니더라고요”
물론 딜레마도 있다. 공격적인 투구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4월 평균자책점(ERA) 2.19, 피안타율 0.195에 불과했던 그의 성적은 5월 ERA 4.09, 피안타율 0.279로 치솟았다. 6월 성적은 더 안 좋았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다가 안타를 맞는 경우가 많아졌다. 구위 유지와 체력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손동현은 “스트라이크만 많이 던진다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더라”고 깨달았다. 그는 5월 3일 SSG 랜더스전과 6월 2일 두산 베어스전을 정확히 복기해냈다. SSG전 에레디아에게 맞은 역전 3점포와 두산전서 김대한과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상황이었다. 모두 투 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아놓은 상태서 안타를 내줬다.
그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던지다가 안타를 맞은 적이 많다. 버릴 때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스트라이크에만 집착했다.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라고 자책하며 ‘버림의 미학’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KT 손동현. KT 제공
형들의 노하우, 부모님의 염소탕
체력 관리도 필요할 때다. 손동현은 “잘하면 힘든 것도 못 느낀다. 더 자주 나가고 싶다”라면서도 “경기에 더 자주 나가기 위해선 체력 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성적이 좋지 않은 경기가 있었는데, (김)재윤이 형이나 (김)민수 형 등 형들이 기술적인 문제보단 체력 문제라고 조언해주셨다. 아무래도 풀타임 첫 시즌이다 보니 형들에게 노하우를 많이 물어보고 있는데, 체력 관리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되짚었다.
체력 관리 이야기가 나오자 손동현은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는 “체력 관리 비결이라곤 적절한 운동과 비타민을 잘 챙겨 먹는 것밖에 없는데, 요새 부모님이 내가 힘들 것 같다면서 염소탕을 해주셨다. 평소에 집밥도 잘 챙겨주시고 신경도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에 경기에 자주 나오면서 TV(중계)에도 많이 나오게 됐는데, 부모님이 식사하시면서 챙겨보신다고 하더라. 뿌듯하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전 인터뷰에서 손동현은 “딱 40경기만 나가는 것이 올 시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최근 목표를 수정했다.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 경기에 나서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지금은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 하지만 또 신경 쓰다 보면 하나에만 몰두하게 되다 보니 최대한 기록은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나갈 때마다 열심히 던지는 것만 집중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