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채흥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전날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최채흥은 곧바로 팀에 합류, 이날 등판을 준비했다. 2021년 10월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591일 만에 밟은 1군 마운드.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최채흥에게) 한번 슬쩍 물어봤는데 100구 이상 충분히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제대했다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최채흥의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 성적은 5경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 피안타율이 0.348로 높았다. 과연 1군 복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는데 삼성으로선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물론이고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최채흥은 1회 말 선두타자 홍창기를 좌전 안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곧바로 2번 신민재를 유격수 병살로 처리했다. 2회 말에는 선두타자 오스틴이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출루했다. 이번엔 박동원과 오지환, 문보경을 세 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워 실점하지 않았다.
3회 말 2사 후 수비 실책과 볼넷으로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현수를 1루 땅볼로 아웃시켰다. 4회 말은 삼자범퇴. 1-0으로 앞선 5회 말 위기마저 실점 없이 넘겼다. 선두타자 문보경의 2루타, 1사 후 박해민의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다. 최채흥은 흔들림이 없었다.
홍창기를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대타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5구째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떨어졌다. 박진만 감독은 6회 말 선두타자 김현수까지만 최채흥에게 맡긴 뒤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투구 수는 92개(스트라이크 58개). 군 복무 직전 시즌인 2021년 한 경기 투구 수(80.5개)보다 10개 이상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