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친 파울도, 중국 심판의 황당한 편파판정도 현격한 수준 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황선홍호가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적지에서 완파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4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한국시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평가전 원정 경기에서 중국에 3-1 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 없이 24세 이하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린 반면, 아시안게임 개최국인 중국은 와일드카드 3명을 모두 선발로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다. 전반은 0-0으로 맞섰으나, 후반 들어 한국이 순식간에 승기를 잡아내면서 승전고를 울렸다.
특히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거친 파울에 시달려야 했다. 전반에만 송민규(전북 현대)가 두 차례나 쓰러져 고통을 호소해야 했을 정도였다. 급기야 후반엔 엄원상(울산 현대)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더해졌다.
심지어 경기를 진행한 중국 심판진의 황당한 편파 판정에도 시달렸다. 실점 장면 직전 공이 골라인을 한참 벗어난 뒤 크로스가 올라왔는데도 그대로 실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황선홍호는 이른바 소림축구와 편파판정에도 굴하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황선홍호는 현지 적응 등을 위해 중국과 평가전 2연전을 치르고 있다. 오는 19일 오후 8시 35분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천성훈(인천 유나이티드)을 필두로 송민규와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양현준(강원FC)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정호연(광주FC)과 김봉수(제주 유나이티드)가 중원에 포진했고, 이태석(FC서울)과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한범(서울) 황재원(대구FC)이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이광연(강원)이 지켰다.
전반은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도 중국의 밀집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한범이 방향을 살짝 바꿔 상대 골문을 위협한 이후 전반 중반까지는 상대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전반 중반을 향하면서 조금씩 상대 빈틈을 찾았다. 그러나 송민규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정호연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찬 슈팅마저 수비에 맞고 굴절돼 결실을 맺진 못했다.
결정적인 기회보다는 오히려 상대의 거친 태클에 선수들이 시달려야 했다. 송민규는 뒤에서 태클을 가한 상대에 넘어져 고통을 호소했고, 고영준도 무릎을 가격 당해 쓰러졌다. 그러나 경기를 진행한 중국 심판은 중국 선수에게 경고 1장을 주는데 그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황선홍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엄원상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공격자원이 크게 바뀌었다. 정우영은 후반 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저스킥을 시도하는 등 활발하게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6분부터 릴레이골이 터지기 시작했다. 김봉수가 하프라인에서 롱패스를 건넸고, 엄원상이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허물었다. 골키퍼 키를 넘기는 절묘한 슈팅으로 균형을 깨트렸다. 이어 3분 뒤엔 정호연의 침투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16분 정우영의 환상골까지 터지며 점수 차를 벌렸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가운데로 파고들다 과감하게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순식간에 3골 차로 벌어지자 중국 심판의 황당한 판정이 나왔다. 반격에 나선 중국이 측면을 돌파하다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선 뒤 크로스가 올라왔고, 결국 문전에서 헤더 골로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심판은 그대로 중국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날 경기는 주·부심 모두 중국인이었고, VAR은 가동되지 않았다.
이후 엄원상이 상대와 충돌한 뒤 쓰러지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결국 엄원상은 그대로 교체돼 경기를 끝냈다. 이날 멀티골뿐만 아니라 최근 소속팀 울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던 터라 쓰라린 부상이었다.
엄원상이 교체된 뒤 경기는 소강상태로 이어졌다. 중국이 격차를 좁히려 애썼으나 한국 수비 집중력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반대로 정우영을 중심으로 한 공격도 추가골로 좀처럼 이어지진 못했다.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김태현의 헤더는 골대를 벗어났다.
경기가 막판으로 향할수록 한국은 주도권을 잃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중국이 압박을 앞세워 추격골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막판까지 중국의 거친 파울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한국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