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IA가 0-1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2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승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쳤다. 개인 시즌 9호.
최형우는 지난주까지 출전한 통산 2002경기에서 1498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홈런 1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 부문 단독 1위이자, 역대 최초 1500타점 돌파를 앞두고 나선 주중 첫 경기. 기다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2회 초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배트를 예열한 최형우는 주자를 1루에 두고 타선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의 초구 144㎞/h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는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이내 심판은 손으로 원 모양을 그리며 홈런을 인정했다. 한화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최형우는 2002년 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방출됐다. 이후 경찰야구단에서 재기한 뒤 다시 삼성에 재입단, 2008시즌 타율 0.276·19홈런을 치며 ‘늦깎이’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최형우는 삼성 주축 타자로 올라섰고, 5년 연속 정규시즌(2011~2015) 정상에 오른 삼성 왕조를 이끌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고향팀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하며 KBO리그 최초 100억원 몸값 시대를 열었다. 이적 첫 시즌부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선수 한 명이 미치는 영향력을 증명했고, 2021시즌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에 3년 재계약까지 따냈다.
고비도 잘 넘겼다. 2020시즌 안구 질환과 기량 저하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최형우는 은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나선 지난 시즌 후반기 제 모습을 회복하며 KIA를 4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은 마흔한 살 나이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노장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최형우는 유일한 기록 목표로 통산 타점 1위를 꼽았다. 그 순간을 가장 이상적인 타격, 화려한 홈런으로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