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연속 QS를 해낸 키움 히어로즈 최원태. 사진=키움 히어로즈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선발 투수의 안정감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중 한 가지다.
30경기 모두 6이닝 3실점 투구를 했을 때 기록하는 평균자책점은 4.50. 이 숫자만 보면 A급 투수로 보기 어렵지만, 감독이 시즌 운영하며 계산이 설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게 선발 투수의 이닝 소화이기 때문에 QS라는 기록이 인정 받는 것이다.
21일 기준으로 리그 QS 1위는 11번을 기록한 아담 플럿코(LG 트윈스)와 최원태(26·키움 히어로즈) 2명이다. 안우진·아리엘 후라도(이상 키움)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가 10번으로 공동 3위다.
플럿코는 개막 전부터 여러 야구 전문가로부터 다승왕 후보 1순위로 여겨진 투수. 그래서 최원태가 보여준 꾸준한 투구가 더 주목받고 있다. 원래 3~4선발급 투수로 인정받지만, 올 시즌 유독 견고하다. 지난 10일 LG전 이후 8경기 연속 QS를 해냈다. 모두 2점 이하로 막아냈다.
최원태는 “포수 이지영 선배와의 호흡이 좋고, 야수들이 수비 지원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좋은 투구를 동료들의 도움으로 돌렸다.
투구나 준비 과정에서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불펜 피칭 여부를 꼽았다. 원래 다른 선발 투수들처럼 등판 이틀 전에 불펜 피칭을 소화했던 그는 지난달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이닝 10실점으로 부진한 뒤 다음 등판을 준비하며 불펜 피칭을 건너뛰었고, 오히려 더 좋은 몸 상태를 확인했다.
최원태는 “원래 불펜 피칭을 하면 조금 힘들었다. (바로 등판에 나서며) 휴식하는 효과가 생겼고, 힘을 모았다가 (경기에서) 쏟아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뒤엔 컨디션에 따라 소화할 때도 있었지만, 불펜 피칭을 등판 사이 루틴으로 삼는 게 꼭 정석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2022) 경기당 4이닝을 소화했던 최원태는 올 시즌 평균 6이닝을 막아내고 있다. 멘털적으로도 달라진 점이 있었다. 2022시즌 후반기 잠시 선발진에서 이탈해 불펜 투수 임무를 소화했던 그는 이닝 중간에 주자를 두고 마운드에 나서는 임무가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고. 최원태는 “이후 내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선 가급적 이닝을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자를 두고 마운드를 넘기면 구원 투수가 너무 힘들다”라며 웃었다.
키움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있다. 선발진이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고, 기존 주축 타자 이정후와 김혜성, 에디슨 러셀 외 이원석이 살아나며 공격력이 좋아졌다. 이제 투·타 조화가 맞기 시작했다. 최원태는 지난해 준우승팀 키움의 반격을 이끄는 선봉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