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김강민이 부상에서 회복 후 퓨처스(2군)리그에서 10타수 3안타로 예열을 마쳤다. 사진은 지난 16일 퓨처스 경기 중 김강민의 모습. 사진=SSG 랜더스 제공
불혹의 짐승 김강민(41·SSG 랜더스)이 1군에 돌아왔다. 그런데 서는 곳이 익숙했던 외야 중앙이 아니다.
김강민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경기에도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그런데 수비 포지션이 낯설다. 김강민의 상징과도 같은 중견수가 아니라 우익수로 출전하기로 했다.
1군에 올라온 건 후배 전의산의 부상 탓이다. 22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SSG 감독은 "전의산이 21일 경기에서 수비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빠졌다"며 "(대신 올라온 김강민이) 오늘 우익수 선발로 나선다. 2017년에 나서봤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강민은 2017년 총 5경기에서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바 있다. 마지막 선발 출전인 6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2211일 만의 우익수 선발 출전이다.
사실 전의산의 부상만 아니면 김 감독은 김강민의 콜업을 늦추고 싶어했다. 앞서 20일 경기 전에도 김강민에 대해 언급한 그는 "내가 (김강민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다. 강민이가 작년에도 비슷한 부위를 다쳐 한 달 반 넘게 쉬고 전반기가 거의 끝나 올라왔다"며 "그때는 그래서 후반기를 큰 문제 없이 소화했다. 그런데 지금은 올려도 되는 시점이지만, 올려서 문제가 생기면 김강민의 올 시즌은 끝난다. 그래서 더 완벽한 몸 상태가 됐을 때 올리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1군에 공백이 생기면서 올라오게 됐다. 김 감독은 "원래는 빠르면 내일 정도 올리려고 했다"며 "김강민이 문경에서 올라오느라 힘들었다고 투덜대더라. 그가 (SSG 퓨처스 구장인) 강화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고 웃었다.
한편 김강민은 1군 복귀에 대한 소감보다 우익수 출전에 대한 낯설음을 경계했다. 김강민은 "우익수 출전이 당황스럽다. 6년 동안 준비해보지 않은 포지션"이라며 "(경기 당일을 제외하고) 미리 훈련도 해두지 않았다. 훈련하는데 생소했다. 기회가 되지 않아 훈련을 많이 못했는데, 오늘 기사거리가 많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우려 반, 농담 반을 섞은 예상을 전했다.
물론 SSG는 김강민을 중견수로 기용할 수 있다. 주전 중견수 최지훈은 KBO리그 최정상급 중견수지만, 좌익수와 우익수도 마찬가지로 빼어나게 소화할 줄 안다. 그러나 김강민을 굳이 낯선 우익수 자리에 배치한 건 부상이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김강민도 "감독님께서 저를 우익수로 기용하신 이유는 조금이라도 덜 뛰게 하기 위해서다. 중견수 출전을 요청드릴 수는 없는 일이다. 타구가 딱 뜨면 지훈이가 다 잡았으면 좋겠다. 난 우익선상에만 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어찌 됐든 우익수에서 한 번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