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양창섭(23)은 지난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7회 말 SSG 타자 최정(36)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몸쪽 공 3개를 연달아 던진 끝에 마지막 공이 최정의 유니폼을 스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이를 중계하던 오재원(38) SPOTV 해설위원이 “이것은 대놓고 때린(던진) 거다”라고 발언했다. 당시 삼성은 7-7 동점으로 시작한 7회 말 대량 실점(6점)했다. 이후 타자일순으로 최정을 다시 만난 상황. 이날 홈런을 포함해 안타 2개를 때린 최정을 타깃으로 삼성이 고의로 사구(死球)를 던졌다는 의미였다.
타자 출신 오재원 위원은 “나는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양창섭이 최정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자 “이건 사과할 필요도 없다”라며 고의성을 확신했다.
경기 후 양창섭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응수했다. 양창섭은 SNS에 탈무드의 문구를 인용,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라는 글을 올렸다. 자신의 투구를 고의라고 확신하고 지적한 오재원 해설위원을 겨냥한 듯한 글이었다.
오재원 해설위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오재원은 SNS에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라는 탈무드의 다른 문구를 인용한 게시물을 올렸다.
논란이 불거지자 구단이 나섰다. 삼성 관계자는 "어제 양창섭이 제구가 잘 안 잡힌 상태에서 몸쪽 사인이 나오다 보니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 6점 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맞혀 내보낼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역시 "투수는 타자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노력한다. 최정이 몸쪽이 약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던진 것"이라며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됐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몸에 맞는 공 관련해서)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가 더 나오면 선수가 민감해 할 것 같아서 내부적으로 얘기를 안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논란을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양창섭도 부인했다. 그는 "예전에 어중간하게 가운데로 던지다가 홈런을 맞은 적이 있다. 어제(24일)는 (몸쪽) 깊숙이 보고 던졌다가 공이 빠졌다"라며 전날 상황을 해명했다. 그는 "SNS로 대응한 것은 내가 잘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양창섭과 오재원 해설위원은 25일 인천 SSG-삼성전을 앞두고 만나 오해를 푸는 자리를 가진다. 두 선수 사이의 개인적인 연락은 없었지만, 포수 강민호의 중재로 만남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