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필수적인 서바이벌 게임에서 ‘의리’와 ‘웃음’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사이렌: 불의 섬’ 속 소방팀 리더 김현아 소방장이 그랬다.
김현아 소방장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타인을 생각하는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아, 이런 마음이어야 소방관 같은 직업에 종사할 수 있구나’를 속으로 몇 번이나 생각했을 정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한 게 기자 혼자만은 아니었는지, 방송 이후 SNS 등에는 김현아 소방장에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달라”는 농담 반 진담 반 댓글이 이어졌다.
김현아 소방장은 시청자들을 일컬어 자꾸 ‘시민’이나 ‘국민’이라 했다. 아마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으로 오래 일한 이유일 것이다. 인터뷰 말미 “‘사이렌: 불의 섬’을 지켜보고 소방팀을 응원해준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하자 김현아 소방장은 “국민 여러분”이라고 했다가 “내가 자꾸만 시청자 분들을 국민여러분이라고 하니까 ‘왜 자꾸 국민 여러분이라 하느냐’고 묻더라”며 웃음을 보였다.
서바이벌 경기를 하면서도 매 순간을 위기에 빠진 시민을 구조하는 미션으로 여기고, 매너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김현아 소방장. 그런 김 소방장의 입에서 “국민여러분”이란 말이 나오니 어쩔 수 없이 “대통령 선거 나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다.
이를 들은 김 소방장은 크게 웃으며 “알겠다. 한 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이렌: 불의 섬’을 보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소방관)를 믿어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 사명감 하나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인터뷰 마지막까지 명언이다. 김 소방장은 스스로를 ‘투 머치 토커’(말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뜻하는 말)라 칭하며 “어떻게 (기사를) 정리할 거냐”고 걱정했지만, 인터뷰어의 입장에선 오히려 지면상의 제약으로 그 좋은 말들을 기사에 다 담지 못 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김현아 소방장에게 죄송한 말씀 하나. 인터뷰 내내 계속 ‘언니’라고 했는데, 찾아보니 실제로는 김 소방장이 동생이었다. 언니가 동생인 척해서 너무 죄송하다. 하지만 ‘멋있으면 언니’ 아닌가. 타인의 마음을 흔드는 리더십과 강인한 체력,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너무 멋있으니까 그냥 마음속에선 언니라고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