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미드필더’ 조소현(35·토트넘 위민)이 세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소현은 26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전보다 더 많이 올라가고 싶다. (월드컵에서) 16강이 가장 많이 올라간 것인데 감독님이 어디까지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8강까지는 가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7월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준비가 한창이다. 총 31인을 불러 마지막 옥석 가리기에 돌입했고, 조직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벨호는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한국은 2015년 대회 당시 16강에 올랐다. 지난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앞서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하는 조소현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이 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그는 “세 번째 월드컵에 나가게 된다면, 그래도 다른 선수들보다 경험이 있으니 여유 있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소현은 2018년 노르웨이 무대에 진출하며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2021년 7월부터는 토트넘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매주 유럽 선수들과 부딪히는 그의 경험이 월드컵 무대에서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유럽 리그와 한국 리그 자체가 축구 스타일이 다르다.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때, 선수들이 고강도 훈련을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아는 것 같다. 요즘 여자축구가 트랜지션이 빠른데, 선수들도 그거에 대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팀 선수 중 내가 피지컬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근데 유럽 선수들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터치가 중요하다. 외국 선수들이 리치가 길고 압박 타이밍이 빠르다”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이번 소집에 2007년생 신예들을 뽑았다. 페어 케이시 유진(PDA) 권다은(울산현대고) 등이 ‘꿈의 무대’를 밟기 위해 언니들과 경쟁하고 있다. 조소현과는 19살이나 차이 나는 후배들이다.
조소현은 “(나도) 젊은데. 콜린 벨 감독님이 오시면서 세대교체를 잘하신 것 같다. 과감하게 하셨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 중에서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온다는 게 쉽지 않은데, 빨리 불러들여서 경쟁 체제가 되게 재밌다”며 “(후배들이) 가끔 내가 상상도 못 한 장난을 칠 때도 있다. 그러나 축구할 때 내가 생각하지 못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다. 감독님이 (기존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시킬지 궁금하다”고 했다.
한국은 내달 25일 열리는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 초점을 맞추고 월드컵을 대비하고 있다. 조소현은 “감독님께서 콜롬비아와 첫 경기를 준비한다고 하셨다.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다. 상대 전술이 어떻게 나오는지, 어떤 포지션으로 나오는지를 보면서 (우리의) 포지션과 훈련 강도를 정하고 있다. 첫 경기를 중심으로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상대 분석까지 들어갔다. 조소현은 “경기에 관해 감독님이 잘 이야기하고 잘라서 보여줬는데, (콜롬비아는) 전방에서 패스도 빠르고 피지컬로 밀고 들어가는 게 많더라. 우리가 미국 등 그런 팀에 항상 약했다. 역습에 대비하는 것에 미흡해서 골을 먹히는 장면이 많았다. 그걸 어떻게 막을지 대비하려고 감독님께서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콜롬비아는) 수비적인 부분이 다른 팀에 비해 많이 약한 것 같다. 우리도 공격진에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 볼을 빨리 뿌려주고 결정할 수 있도록 전방에 패스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