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투구 수는 80구 정도로 정했다. 80구로 5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다면 베스트다."
한화 이글스가 2019년 이후 약 4년, 1371일 만의 6연승에 도전한다.
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3 KBO리그 홈 경기에서 4-1로 이기며 5연승에 성공했다. 2020년 9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이어졌던 5연승 이후 1005일 만의 기록이다.
4연승과 5연승까지는 최원호 감독 본인의 기록이지만, 6연승은 더 멀리 가야 한다. 지난 2019년 9월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9월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6연승 이후 약 1371일이 흘렀다. 당시 한화 사령탑은 최 감독이 아닌 한용덕 전 감독이었다.
28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원호 감독에게 6연승 도전에 대해 묻자 그는 "연승을 의식한다기보다 이기니까 그냥 좋다"고 껄껄 웃었다.
지도자로는 한화 커리어가 전부지만, 선수 시절 최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의 주축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특히 1998년 현대가 인천 연고팀 최초로 우승을 이뤘을 당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09로 활약,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현대가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거둔 것도 그때였다. 최 감독은 "현대 때는 경기를 하면 으레 이기는 줄 알았다. 그랬던 시기도 있었는데"라며 "아무튼 지금도 이기니까 좋다"고 돌아봤다.
6연승 도전의 중심에는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꾼 한승혁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한화로 온 그는 KIA 시절 150㎞/h 중반의 강속구를 던지고도 완전히 꽃피우지 못했던 만년 유망주 출신이다. 한화 이적 후 초반 불펜으로 부진했으나 선발 등판한 지난 22일 KIA전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6월 성적만 따지면 11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1.59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무리는 시키지 않는다. 최원호 감독은 "오늘 한승혁의 투구 수는 최대 80구 정도로 정했다. 잘 던지면 80구까지 간다"며 "보통 이닝당 15구에서 20구 정도 생각하고 올리는데, 5이닝 80구 정도라면 아주 베스트"라고 했다.
한승혁이 달라진 비결이 있을까. 최원호 감독은 따로 손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최 감독은 "한승혁이 그런 이야기를 들을 연차가 아니다. 특별히 주문하는 건 없다. 스스로 경험하면서 느끼고 박승민 투수 코치가 조언하는 부분도 있을 거다. 신인 선수들이나 조언을 듣는 것이지 10년 이상 뛴 선수들은 자신의 경험이 가이드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선발 타순으로 전날과 같은 이진영(우익수)-김인환(지명타자)-노시환(3루수)-닉 윌리엄스(좌익수)-채은성(1루수)-문현빈(중견수)-김태연(2루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을 꺼냈다. 최 감독은 "김태연이 어제 선발 고영표뿐 아니라 오늘 상대 웨스 벤자민에게도 상대 성적이 괜찮았다"며 "1번 타자 이진영은 잘하면, 평균 정도를 한다면 계속 그 자리에 쓰는 게 맞다. 평균 이하 결과가 나오면 그때는 고려하겠다. 그래도 장타 툴이 있는 선수라 잘해준다면 다른 경쟁자보다 조금 더 좋은 카드"라고 했다. 이어 "이진영이 우타자라 9번 좌타자 이도윤과 2번 좌타자 김인환 사이에 있어 왼손 불펜을 붙이기 어렵게 한다. 진영이가 잘해주는 게 제일 팀에도 낫다"고 기대를 덧붙였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