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었다.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중국에 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6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 세트를 따내 셧아웃 패배를 당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3주 차 3차전에서 중국에 1-3(13-25, 21-25, 25-21, 15-25)으로 완패했다. 세계랭킹은 한국이 34위, 중국은 9위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올해 대회에선 11연패, 2021년 대회까지 올라가면 무려 26연패 수모를 당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VNL 전패 위기까지 몰렸다. 최종전은 오는 2일 세계랭킹 7위 폴란드전인데, 폴란드는 예선 1위(9승 2패)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한국은 1세트부터 8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13-25로 크게 밀리며 주도권을 빼앗겼다. 2세트는 그나마 중후반까지 접전을 벌이는 듯했지만, 18-20으로 뒤진 가운데 내리 2연속 서브 에이스에 무너졌다. 막판 분전에도 위안신웨에게 연속 실점하며 세트 스코어 0-2로 밀려 궁지에 몰렸다.
그나마 3세트에선 반격에 나섰다. 김다은이 6점으로 분전했고, 강소휘도 4점에 디그 4개로 공·수에 걸쳐 힘을 보탰다. 24-21로 앞선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강소휘가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올해 대회에서 세 번째(독일·불가리아·중국)로 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3세트 승리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4세트엔 높이를 앞세운 중국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5-15로 맞선 상황에서 내리 10점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결국 홈팬들 앞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김다은이 17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한 가운데 이다현과 강소휘(이상 12점) 이주아(10점) 정지윤(9점)이 분전했다. 그러나 블로킹(3-10)과 범실(26-14)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져 쓰라린 연패를 끊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