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따르면 고인은 1일 오후 1시 5분쯤 숨을 거뒀다. 그는 최근까지 폐렴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80∼90년대 시대 상황을 풍자한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배우다.
1938년 강원 속초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려대 농학과(58학번)를 나와 국립극단에서 연극 배우로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1961년에는 MBC 성우극회 1기 성우로 활동했고, 1962년엔 KBS 전신 서울중앙방송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시청자들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MBC 드라마 ‘제1공화국’(1981)을 통해서다. ‘제1공화국’에서 이승만 정권의 2인자 이기붕 부통령 역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고인은 ‘제1공화국’의 시리즈인 ‘제2공화국’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고, ‘제3공화국’과 ‘제5공화국’에도 연이어 출연했다.
1982년에는 MBC 드라마 ‘박순경’에서 박순경 역을 맡아 이듬해 한국방송대상 TV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거부실록’ 시리즈 2편 ‘공주갑부 김갑순’ 편에서 김갑순 역을 맡아 당시 세태를 반영한 풍자적 대사 ‘민나 도로보데스’(모두가 도둑이다)를 유행시켰다.
1980년 시작해 2002년 종영한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도 출연했다. 고인은 극중 김 회장(최불암)의 친구인 면장 역을 맡았다. 이 외에도 고인은 ‘조선왕조 오백년’, ‘마포 무지개’, ‘폭풍의 계절’, ‘삼김시대’, ‘코리아게이트’ 등 다수 인기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어 2007년 방영된 SBS ‘연개소문’을 끝으로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고인은 현실에서도 정치 영역에 근접한 바 있다. 1987년 13대 대선 때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후보 지지 찬조 연설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고인은 2010년 KBS2 ‘여유만만’에서 “당시 야당 대통령 후보(김영삼)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당했다”며 “지지 사실이 기사로 나간 다음 날 바로 방송국에서 쫓겨났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고인은 14대 대선을 통해 출범한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고인은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사장으로 임명돼 1년여간 재임했다. 한국 최초의 노인대학을 설립하고, 대방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안산 단원병원 장례문화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