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 왼손 투수는 총 3명이다.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이의리, 최지민(이상 KIA 타이거즈)이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 중 구창모와 이의리는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악재가 겹쳤다. 발표 전까지 순항하던 이의리가 6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6으로 부진에 빠졌다. 와일드카드이자 왼손 에이스 구창모는 전완근 피로골절로 최대 5주간 전력 이탈이 불가피하다. 왼손 선발들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
최악의 상황은 부상 장기화로 교체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아직 시간이 세 달이나 남았기에 교체 논의는 성급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예비 자원을 눈여겨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왼손 선발 대체 자원들의 페이스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아시안게임 유력 선발 자원이었던 오원석(SSG 랜더스)은 대표팀 발표 직후 부진에 빠졌다. 오원석은 대표팀 발표날인 6월 9일 이전엔 1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3.49로 순항했지만, 이후엔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7.88로 부진을 거듭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공교롭게도 오원석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일에 선발투수로 나갔다. 농담으로 (엔트리 발표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했는데, 정말 경기력이 안 좋아졌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오원석은 9일 NC전에서 6이닝 5실점했다.
이후 오원석은 난조에 빠졌다. 6월 15일 KT 위즈전에서 4이닝 5실점(3자책)한 오원석은 2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며 살아나는 듯했으나, 27일 LG 트윈스전에선 다시 5이닝 8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6월 평균자책점이 5.88까지 치솟았다.
다만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의 부진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대표팀 탈락과는 별개로 오원석의 페이스가 떨어질 때가 됐다고 봤다. 어린 선수라 기복이 있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부진에 빠진 오원석의 반등을 위해 김원형 감독은 2일 경기서 포수 배터리까지 바꿔봤다. 김원형 감독은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이재원을 포수로 선발 출전시켰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오원석은 4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으며 5실점했다. 타선의 역전승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반등의 기회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