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장슬기(29·인천 현대제철)는 마냥 설레지 않는다. 2019년 첫 월드컵에서 아픔을 겪은 그는 걱정과 기대 속 꿈의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3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장슬기는 “최종 소집돼서 기뻤다. 긴장되고 딸리는 건 많이 없었다. 기쁜 마음으로 최종 소집에 왔다”며 “훈련이 좀 힘들어서 훈련 이야기를 많이 한다. 2019년보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가져오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입을 뗐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화두는 ‘고강도 훈련’이다. 벨호는 무더위에도 높은 훈련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장슬기는 “더운 날씨 덕에 선수들끼리 파이팅 해 주는 게 많아졌다”면서도 “내가 먹는 걸 좋아하는데 먹는 게 싫어질 정도로 힘들다. 감독님 기준이 높아서 만족하다 보면 안주할 수 있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3전 전패)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둔 한국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벨 감독이 4년간 팀을 이끌었고, 그동안 발 맞춰온 선수 간 호흡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장슬기는 “그때(2019년)보다 고강도를 많이 해서 체력적으로 좋아졌다. 체력적으로 좋아지면 다른 요소들은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2019년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졌기에 경기력 자체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대표팀 주전 윙백인 장슬기는 골보다 ‘무실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9년도 첫 월드컵 때는 설레는 마음으로만 간 것 같다. 이번 월드컵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매 경기 출전이 목표다. 골보다 클린시트를 하는 게 나 포함 수비수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연령별 대표를 거친 장슬기는 태극 마크를 달고 좋은 기억이 많다. 특히 2010 FIFA U-17 월드컵 일본과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망을 가르며 한국의 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때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이 이번 월드컵에 함께한다.
장슬기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어떤 마음으로 페널티킥을 찼는지 기억 안 나는데, 좋고 기쁜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며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이 중요하다. 너무 좋은 선수들과 전성기를 맞이한 언니들과 함께하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호는 조별리그 1차전인 콜롬비아전만 바라보고 있다. 장슬기는 “첫 경기가 너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콜롬비아전에 단추를 잘 끼워야 잘할 수 있다. 콜롬비아전만 생각하고 훈련 매진하고 있다”면서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올라가는 게 목표다. 일단 예선 통과를 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