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스포츠도 그렇지만, 야구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구장을 직접 찾는 관중 중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많다. 야구장은 가족 나들이 장소이자 어린이가 야구라는 스포츠와 응원을 접하는 경험의 장이 된다. 프로야구 구단은 어린이 회원을 별도로 모집하고, 각 구장의 특성에 따라 가족 관중이 관람할 수 있는 좌석을 만들고 어린이가 즐길 거리를 만들곤 한다.
어린이가 길을 잃거나 예상치 못하게 보호자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비단 야구장뿐만 아니라, 백화점, 놀이시설, 마트 등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서 종종 발생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외출했다가 순간적으로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찾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6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중에도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 두 팀의 경기 중 전광판에 '코드아담' 경보가 나왔다.
'코드아담'이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실종아동이 발생하면 신속히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1981년 미국의 유명 방송인이었던 존 월시의 아들 아담 월시가 백화점에서 실종된 지 보름 후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미국의 실종아동 관련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아동신고가 접수되면, 시설은 즉시 안내방송과 경보를 발령 후 출입구를 봉쇄해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10분 내로 실종아동을 찾지 못하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당시 NC는 창원 NC파크 안에서 실종아동신고를 접수하자, 전광판에 이러한 내용을 알렸다. 이후 긴급상황을 대비하여 개방하는 출입구 1곳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10분 동안 통제한 후 실종아동을 찾았다고 한다. NC 관계자는 "당시 경기 후 팬들이 그라운드를 방문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님이 나왔다. 출입구 통제, 전광판 안내, 진행요원과 CCTV 수색을 통해 해당 아동을 신속하게 찾았다"고 설명했다. 창원NC파크 개장 후 코드아담은 올해까지 총 두 차례 발동됐다.
물론 다른 프로야구 구장도 유사한 시스템이 있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 실종아동법)」은 만 18세 미만인 아동,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인, 치매관리법의 치매환자가 약취ㆍ유인 또는 유기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가출하거나 길을 잃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보호자로부터 이탈될 경우 '실종아동 등'으로 정의한다(실종아동법 제2조). 또 2014년 7월 29일부터 '실종아동 등 조기발견 지침(실종아동법 제9조의3)'을 마련,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아동 등이 신고된 경우 조치를 시행한다.
프로야구 구장과 같은 전문체육시설 역시「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률(약칭 : 체육시설법)」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된다. 창원NC파크 외에 다른 구장도 구장 내 실종아동 발생 시 실종아동 등 조기발견 지침을 따라야 한다.
다만 미국의 코드아담과는 차이가 있다. 해당 지침은 출입문을 봉쇄하는 대신 출입자 확인 후 나갈 수 있고, 실종아동 등을 찾지 못할 경우 무조건 경찰에 신고하는 게 아니라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야 신고할 수 있다. 다중이용시설에 있는 다른 이용자의 권리와 수사권 요청에 대한 보호자의 의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체육시설만큼은 국내 법령보다 더 강력한 코드아담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동 등의 실종 경우 초동 대처가 정말 중요하다. 또 전문체육시설은 다른 다중이용시설과 달리 이용자 대부분이 경기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한다. 가족 단위 이용자가 많아 코드아담의 필요성이 크고, 종료 시까지 머무는 경우가 많아 출입통제로 인한 부작용도 적다.
이제는 프로야구 전 구장이 코드아담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코드아담은 구장 내 실종아동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구단과 관중이 함께 노력하는 조치다. 어린이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팬으로서의 발현되는 일종의 연대의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