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단비가 내렸다. 정해영(21)이 꼭 필요한 시점에 돌아왔다.
KIA는 지난 2주 동안 두 차례 대체 선발 투수를 내세웠다. 신인 투수 윤영철에게 한 차례 휴식을 줬고, 6점(6.05)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는 지난달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대신 선발 투수로 나선 황동하와 김건국은 모두 3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사실상 ‘오프너’였다.
앞으로도 선발진 한자리는 공석이다. KIA는 4일 메디나를 방출했다. 새 외국인 투수가 전반기 종료 전에 합류해 첫 등판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런 상황에서 정해영이 합류했다. 그는 지난 2시즌(2020~2021) 연속으로 30세이브 이상 기록한 팀 마무리 투수다. 구속과 구위가 떨어진 탓에 5월 28일 LG 트윈스전 등판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2주 동안 문제가 있었던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했고, 퓨처스(2군)리그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회복한 뒤 지난 2일 1군에 합류했다.
김종국 감독은 정해영이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지난달 중순 “정해영은 원래 구속에 비해 공 끝에 힘이 좋았던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뿐 아니라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향상하면 (1군에) 콜업할 것”이라고 했다. 조바심 내지 않고, 정해영이 제 공을 던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였다.
정해영은 지난 2일 LG와의 복귀전에서 구위를 회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KIA가 1-3으로 지고 있던 7회 말 등판, 신민재·홍창기·문성주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h까지 찍혔다. 총 10구(직구 기준) 평균 구속은 145.3㎞/h였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직전 등판한 5월 27일 LG전에서 정해영이 기록한 직구 평균 구속은 138.8㎞/h였다.
공만 빨라진 게 아니다. 확실히 힘이 생겼다. 3할이 넘는 시즌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홍창기와 문성주가 정해영의 바깥쪽(좌타자 기준) 직구에 헛스윙과 파울을 연발했다. 직구 구위가 살아난 덕분에 주 무기로 사용하는 포크볼도 효과적으로 통했다.
정해영이 불펜진에 다시 합류하며 KIA의 마운드 운영도 숨통이 트였다. 선발 투수 1명이 없는 상황에서 이의리와 윤영철까지 부진했던 탓에 불펜 투수들, 특히 컨디션이 좋았던 전상현·최지민·임기영의 부담이 컸다. 이들은 그동안 정해영이 빠진 자리도 메웠다.
KIA는 새 외국인 투수가 올 때까지 최소 2번 더 대체 선발 투수를 내세워야 한다. 정해영이 이전처럼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종국 KIA 감독도 투수 활용폭을 넓힐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난 시즌까지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한 임기영에게 대체 선발을 맡기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셋업맨에 클로저 임무까지 수행한 임기영에게 다른 임무를 줄 수 없었지만, 정해영이 복귀하며 그게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