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드디어 포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은 5일 포수 김태군(33)을 KIA에 내주고 내야수 류지혁(29)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이해관계가 확실했다. 강민호와 김태군, 김재성 등 주전 포수를 3명이나 보유한 삼성은 포수 카드를 이용해 취약 포지션을 보강하고자 했고, 시즌 전부터 포수 포지션에 약점을 드러낸 KIA는 안방 보강이 필요했다. 이해관계가 확실한 두 팀이었기에 두 팀 간의 트레이드설은 올 시즌 내내 불거져왔다. 카드가 맞지 않아 협상이 지지부진했지만 결국 두 팀은 최하위권까지 추락한 전반기 막판에야 합의점에 도달, 원하던 포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트레이드는 KIA와 삼성 모두 ‘아픔’이 동반돼 있다. KIA는 박동원(현 LG)과의 계약 실패, 삼성은 첫 번째 트레이드 실패라는 씁쓸한 기억을 기반으로 이번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KIA는 지난해만 해도 확실한 포수 카드가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박동원을 트레이드 영입해 안방 고민을 지웠다. 하지만 이 행복은 반년이 채 가지 않았다. 지난 시즌 직후 박동원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팀을 떠나면서 KIA는 확실한 포수 자원을 잃었다. 박동원의 영입으로 ‘우승 포수’ 김민식까지 떠나보냈던 KIA는 허탈함이 컸다. 설상가상 박동원과의 계약 실패에 장정석 전 단장의 비위가 얽혀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허무함은 더 커졌다. 그렇게 KIA는 반년 동안 안방마님 찾기에 나서다 삼성과 손을 잡았다.
삼성은 지난겨울부터 포수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팀이다. 하지만 카드를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시즌 초반 김재성(복사근)과 김태군(급성 간염)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논의가 백지화되기도 했다. 그 사이 삼성은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 카드로 트레이드를 단행, 키움에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면서 불펜 투수(김태훈)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로선 실패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투수는 부진하고 있고, 이원석이 빠져 젊어진 내야진은 잦은 실책을 범하며 공수에서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현 시점에서 김태군과 류지혁은 각각의 팀에 꼭 필요한 존재다. 주전 포수 경험이 많은 김태군은 KIA의 안방 고민을, 20대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은 삼성 내야진의 경험 고민을 지워줄 수 있다. 또 이전 팀에서 성실함과 라커룸 리더 역할로 정평이 나 있던 선수들로, 선수단 전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차례 겪었던 아픔을 겪었던 두 팀이 이번 트레이드에선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