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설에 이름을 올린 해리 케인에 대해 “그의 미래는 모른다”고 답했다.
영국 데일리 미러는 11일(한국시간) 토트넘 부임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의 잔류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보장받지 못했다. 그런 부분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내가 아는 것에 집중할 것이며, 케인은 팀의 일원이다”고 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상황에 따라 사람을 특정 방식으로 대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케인은 이미 토트넘 역사의 일부이고, 그가 여기에 남길 원한다. 나와 케인의 대화는 어떻게 팀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케인은 이번 주 내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의 계약 만료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정적인 이적 계기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나는 케인에게 나를 소개하며 비전을 제시하길 원한다. 그리고 케인의 비전이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고,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오는 2024년 6월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토트넘이 그와 재계약을 맺은 건 2018년이 유일하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향후 거취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당장 6개월만 지나면 자유롭게 모든 구단과 협상 가능하고, 1년 뒤엔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이적료를 받아내기 위해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를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토트넘·잉글랜드 주장을 맡고 있는 그를 판매하기란 쉽지 않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그와 재계약을 맺는 것이나, 지금까지 상황은 순탄치 않다.
지난 2014년부터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한 케인은 2022~23시즌 종료 기준 EPL에서만 213골을 터뜨렸다. EPL 통산 2위의 기록이고, 현역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1위다. 이르면 2시즌 내 EPL 최다골(앨런 시어러·260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뛰어난 골 결정력은 물론, 압도적인 패스 실력까지 갖췄다.
하지만 여전히 케인의 트로피 캐비넷에는 파리만 날린다. EPL 득점왕 3회에 빛나는 케인이지만, 그는 공식전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최근 토트넘은 ‘명장’ 조제 모리뉴·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에는 나섰으나, 2022~23시즌에는 8위에 그쳤다. 2023~24시즌에는 EPL와 국내 컵 대회만 출전할 예정이다.
케인 입장에선 동기부여가 떨어질 만한 부분이다. 그는 앞서 우승을 위해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계약 기간도 길게 남았고, EPL내 이적을 반대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때문에 이적은 무산됐다. 이적 요청은 취소됐지만, 그는 여전히 재계약 협상을 하지 않았다.
한편 토트넘은 2022~23시즌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대회 3관왕)에 성공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이미 포지션마다 보강을 진행 중이며,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관건은 케인의 잔류 여부. 독일의 거함 뮌헨이 지난 6월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당초 케인은 같은 EPL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았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부재에 대해 보강을 원했다. 하지만 맨유는 구단 인수 협상 문제로 이적시장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EPL 내 이적을 원치 않은 레비 회장은 케인에게 거액의 가격표를 붙였다. 맨유는 자연스럽게 케인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이때 등장한 것이 뮌헨이었다. 지난달 27일 독일 빌트는 “뮌헨은 케인과 ‘원칙적 합의’를 마쳤다. 남은 건 토트넘과의 협상이다”고 전했다.
뮌헨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결별하며 새 시대를 맞이했다. 대체자로 영입한 건 리버풀에서 폭발력을 보여준 사디오 마네였다. 하지만 마네는 EPL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네는 공식전 38경기 12골을 넣었는데, 그마저도 영양가가 떨어졌다. 시즌 중에는 팀 동료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였다. 에릭 막심 추포 모팅이 분전했지만,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다. 공격수 부재에 시달린 뮌헨은 간신히 분데스리가 1위에 올랐는데, 이마저도 경쟁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최종전 무승부를 거둬 어부지리로 이뤄낸 우승이었다.
때문에 뮌헨은 지난달부터 케인 영입을 위해 토트넘과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두 토트넘이 원하는 이적료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1차 제안으로 7000만 유로(약 1000억원), 2차 제안으로 8000만 유로(약 1140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ESPN은 “토트넘은 맨유가 케인을 노릴 당시, 요구 이적료로 1억 유로(1428억원)가 넘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뮌헨 역시 해당 금액을 맞춰야 레비 회장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