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는 후반기 7경기 정도, 평균 5이닝으로 잡고 계획 중이다. 비로 미뤄지지 않는다면 8월 마지막 주 정도에 끝난다. 115이닝에서 최대 120이닝 안으로 끝내려고 한다."
개막 전부터 내걸었던 문동주(한화 이글스)의 이닝 관리는 후반기에도 계속된다.
문동주는 올 시즌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4월 역대 국내 투수 중 최고 기록(160.1㎞/h·PTS 기준)을 찍었고, 5월 부진했으나 6월 호투하면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승선했고 올스타전에도 감독 추천 선수로 선발됐다. 5승 6패 평균자책점 3.69로 팀 선발진 든든한 한 축이 됐다.
페이스가 좋다고, 개막 전과 사령탑이 바뀌었다고 계획이 바뀌진 않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LG 트윈스전이 취소된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팀에서는 후반기 7경기 정도, 평균 5이닝으로 잡고 계획 중"이라고 예고했다.
최 감독은 "비로 미뤄지지 않는다면 (문동주의 등판은) 8월 마지막 주 정도에 끝난다. 115이닝에서 최대 120이닝 안으로 끝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지만 큰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 최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10이닝, 넉넉하게 잡아도 15이닝 정도 던질 거다. 예선전에서 한 차례 선발 등판하고, 준결승과 결승은 등판해도 짧을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8월 말에 등판 일정을 마치면 대회까지 3주 정도가 남는다. 한국시리즈 직행하는 투수들처럼 컨디션 조절을 시킬 거다. 첫 주 캐치볼, 둘째 주 피칭, 셋째 주 2~3이닝 투구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한편 문동주의 '광속구 후배' 김서현도 퓨처스에서 선발 등판하며 기량을 쌓고 있다. 후반기 1군 등판도 가능할 전망이다. 최원호 감독은 "한승주는 후반기 불펜으로 빠진다. 좌타자 상대 리스크도 있고, 우완 투수 중에 박상원 제외하고 우타자 강점 있는 투수가 승주말고 없다"며 "한승혁이 있고 장민재도 좋아졌다는데 선발로 올릴 틈이 없었다. 서현이도 좋아졌다고 하니 후반기는 세 투수 중 두 명을 선발로 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서현이는 원래 목요일 등판 예정이었다. 경기 결과를 보고 기용 계획을 결정하려 한다"며 "퓨처스에서는 최대 97구까지 던졌다. 중간에 연습 경기도 있어 투구 수를 늘려갔다"고 했다. 선발 김서현의 장점을 묻자 최 감독은 "구속"이라며 웃었다.
그는 "사실 동주도 변화구가 아주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평균 구속이 153~154㎞/h가 나오니 스트라이크존 근처에만 던져도 타자들이 확실히 반응하기 힘들어한다. 우완 투수는 좌타자를 상대할 주 무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평균 구속이 저 정도로 나오니 변화구가 조금 약해도 통하더라"고 했다. 즉 비슷한 구속의 김서현 역시 구종의 약점이 있어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한화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전반기 문동주가 보여준 센세이션은 문동주의 휴식기 그대로 김서현이 이어받을 수도 있다. 잘만 풀린다면, 관리와 성적을 둘 다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