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이라는 고지를 밟았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에서 나상호(오른쪽)의 득점 후 함께 기뻐하는 기성용의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2010년대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기성용(34·FC서울)이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이라는 고지를 밟았다. 어느덧 노장 반열에 들어선 그는 “이루고 싶은 건 없다”면서도 “지금 동료들과 함께 축구하는 것이 즐겁다”며 웃었다.
지난 2007년 3월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 첫발을 디딘 기성용이 16년이라는 세월을 지나 하나의 이정표를 통과했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1 2023 22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 풀타임 소화하며 팀의 7-2 대승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이날 출전으로 개인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193번째 경기를 뛰었다. 유럽 무대에선 셀틱(스코틀랜드·87경기) 스완지 시티(162경기) 선덜랜드(34경기) 뉴캐슬 유나이티드(23경기·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1경기)를 거치며 307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만 18세의 나이에 K리그 개막전 선발로 나선 기성용이 어느덧 베테랑 반열에 올랐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500경기 중 프로 데뷔전이었던 2007년 대구FC전이 생각난다. 처음 경기장을 밟은 설렘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이어 “장면은 흐릿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뛰기만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긴 프로 생활을 이어오고 있지만, 기성용의 시선은 여전히 팀에 맞춰져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팀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에 가는 게 목표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기성용 개인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무엇일까. 그는 “특별히 수상하고 싶다거나, 이루고 싶은 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과거에는 팀이 힘들 땐 (내가) 직접 팀을 이끌기도 하고, 기둥 역할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혼자 뭘 하기에 버거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기성용은 이어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가 없다고 말했지만, 그에겐 축구 그리고 동료가 가장 큰 추진력이었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 이날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자신의 프로 통산 500번째 출전 기록이라는 위업을 썼다. 사진=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