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멈췄다. 무려 63년 만에 할리우드의 양대 노조(작가 조합, 배우 조합)가 모두 파업을 결의했다.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 출연 배우인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실리안 머피 등은 영화 시사회에 참석, 사진만 찍은 뒤 자리를 떠났다. 이는 14일(한국 시간) 배우 조합이 파업을 결의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배우 조합의 수석 협상가인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정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배우 조합이 요구하는 건 임금, 근무조건, 건강 및 연금 혜택 개선, 영화나 시리즈 등을 DVD,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재판매할 때 배분되는 잔여금의 공평한 지금, 인공지능(AI)이 배우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 등이다. 이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형 스튜디오들과 꾸준히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 했다.
이에 따라 배우 조합에 소속된 16만 명 가운데 지난달 7일 투표에 참여해 파업을 승인한 배우 6만 5000명은 제작되고 있는 영화 및 TV 시리즈 제작에 참여하지 않고, 촬영이 완료된 작품에 대해서도 인터뷰 및 시상식 등에 참여하지 않는다.
결국 영화 ‘데드풀3’,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마지막 시즌 등의 제작이 중단됐다. 이에 앞서 작가 조합 파업의 여파로 미국 현지 방송사의 주요 심야 토크쇼 등도 촬영이 멈춘 상태라 그 여파는 대가된 상태다. CNN은 밀컨 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양대 조합의 파업이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약 5조 원 가량의 경제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작가 조합은 앞서 지난 2007년에도 한 차례 대규모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약 2조 6730억 원 가량. 이번엔 배우 조합까지 파업에 동참해 그 피해 규모는 이때를 한창 상회할 전망이다. 양측이 팽팽한 의견차를 좁히고 협상에 다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