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진(26·KB 스타즈)에게 이번 여름은 의미가 남다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새로운 팀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부천 하나원큐(KEB 하나은행)에 입단했던 그는 지난 4월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KB에 새 둥지를 틀었다. 김예진에겐 데뷔 후 첫 도전이다.
팀을 옮긴 만큼 마음가짐도 새롭다. 특히 소속팀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위한 ‘변화’ 의지가 크다. 이전보다 더 과감하게 슛을 던지려는 노력도 같은 이유에서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도 팀에 힘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전 소속팀에 있을 땐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면, KB 이적을 통해 새 출발에 나서는 만큼 더 과감해지기 위해 부지런히 연습에 나서고 있다.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열리고 있는 W리그 서머캠프 2023 in 다카사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회가 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다. 김예진은 “수비로는 다들 ‘괜찮다’, ‘잘해주고 있다’고 해주신다. 그래서 이제는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이전보다 향상된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게 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전 팀에서는 자신감이 없어서 시도조차 많이 안 했던 것 같다. 아직은 밸런스가 조금 안 맞는 것 같지만, 그래도 계속 슛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물론 KB에는 박지수·강이슬 등 다른 확실한 해결사들이 있다. 좋은 찬스가 났을 때 슛 대신 동료들에게 패스를 건넬 정도다. 김예진도 “더 확실한 공격을 해야 우리가 더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하면 상대의 집요한 수비가 박지수나 강이슬 등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방으로 팀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김예진은 “우리 팀엔 빅맨(박지수)이 있고, 확실한 슈터(강이슬)도 있다. 역할이 다 확실하게 나눠져 있는 게 특징이다. 저는 수비를 해주는 게 역할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파생되는 공격에서 이제는 조금 더 과감하게 공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이슬 언니나 (박)지수에 상대가 많이 몰렸을 때, 제가 조금 더 과감하고 더 확률이 높은 슛을 시도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공격 비중은 적더라도, 중간중간 꼭 해줘야 하는 순간엔 제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무엇보다 김완수 감독 등 코치진과 동료들의 도움은 그가 더욱 자신감을 품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김예진은 “언니들이 ‘리바운드 잡아 줄 테니 자신 있게 쏴도 된다’고 얘기해 준다. 또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디테일하게 많이 잡아 주시니까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이제는 슛을 넣어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수비적인 측면에선 자신감이 있는 만큼 공격에 대한 욕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예진은 이번 일본 서머캠프 과정에서 일본의 스피드에 맞서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려 나름의 결과를 얻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이 스피드는 정말 빠르다. 제가 따라다닐 수 있는지, 수비를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상대 스텝이 워낙 좋으니까 속을 때도 있었지만, 한 번에 뚫린 건 없었다. 생각보다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비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공격에서도 힘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매년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전 팀에 있을 땐 슛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보완해야 될 것도 많았지만 이적 후엔 자신감이 조금 더 생겼다. 슛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아직 밸런스는 조금 안 맞는 것 같지만 계속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KB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번 시즌, 선수로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