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에 내놓은 청년 요금제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추가 데이터와 제휴 할인 혜택에 매력을 느껴 다수가 전환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가속하고 있는 알뜰폰으로의 이탈을 막는 방패 역할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지난달 초 '0 청년 요금제', 'Y덤'을 각각 선보인 데 이어 LG유플러스가 이달 3일 '유쓰 청년 요금제'를 출시해 이통 3사의 요금 경쟁이 시작됐다.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지만 흥행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6월 1일부터 25일까지 만 19~34세 자사 5G 고객을 분석한 결과 신규·기기 변경이나 요금제를 바꿀 때 10명 중 7명(73%)이 0 청년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30대(만 34세 이하)도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 것이 흥행 요인이었다는 설명이다.
0 청년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대비 20~50% 늘린 것이 특징이다. 최대 데이터 추가 제공량은 50GB다.
투썸플레이스·폴바셋·카페베네·메가MGC커피 등 커피 프랜차이즈 8곳에서 매달 커피 1잔 50% 할인,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50% 할인 등 생활 밀착형 혜택도 뒷받침한다.
SK텔레콤은 0 청년 요금제 프로모션을 지속해 연내 100만 가입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순 대학생 요금제가 아닌 청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최대한의 범위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KT는 만 29세 이하 5G 고객에게 Y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월 4만~6만원대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를 2배로 제공하며, 월 8만원 이상 데이터 무제한 상품 가입자에게는 스마트기기 공유 데이터를 2배로 준다.
Y덤 혜택은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부가서비스에 가입할 필요 없이 자동 적용되는 방식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KT의 20대 5G 가입자의 Y덤 비중은 약 90%다. 6월 한 달간 사용 추이를 살펴본 결과 데이터 비무제한 저가요금제 고객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전월 대비 10% 늘었다.
KT 관계자는 "요금 부담을 느끼는 저가요금제 20대 고객들에게도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해 활용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중 가장 많은 추가 데이터를 보장한다.
KT와 마찬가지로 만 19~29세 고객을 겨냥했다. 최대 60GB의 데이터를 얹어준다. 테더링·쉐어링 이용이 잦은 20대 고객은 30GB씩 총 60GB의 전용 데이터를 무료 부가서비스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출시 후 2주가 막 지난 시점이라 아직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성과는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출시 기간 치고는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의 통신비 인하 노력은 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14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이통 3사를 위협하고 있는 알뜰폰의 성장세가 주춤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통계를 보면 청년 요금제가 등장한 올해 6월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고객은 11만5395명으로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지난 2월과 5월 각각 1만6137명, 2만718명이 알뜰폰으로 이동한 것과 대비된다. 2개월 연속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경쟁으로 요금을 낮춘 것뿐만 아니라 여러 혜택을 고려하면 알뜰폰 이탈 방어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