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 ‘풀꽃’의 한 구절을 스타에 대입하려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름도 얼굴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인물들. 혹은 나만 알고 싶었던 숨은 스타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맑은 눈망울의 절절한 감정이 느껴진다. ‘아씨 두리안’ 이다연의 이야기다. TV조선 ‘아씨 두리안’은 단씨 집안의 별장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린 날 때마침 월식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해당 드라마는 임성한 작가가 처음 도전하는 타임슬립으로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죠. 이다연은 김소저 역을 맡았다.
극 중 이다연은 결혼한지 1년이 채 안됐을 때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큰 상실에 빠진다.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이다연은 식음을 전폐하고, 부처에 절을 올리며 남편을 만나게 해 달라며 애걸복걸 기도한다. 그러던 중 이다연은 시어머니 박주미(두리안)과 의문의 사건으로 현대시대에 오게 된다.
방영 초반 ‘아씨 두리안’은 조선시대와 현대사회를 오가면서 장면 전환이 빈번했고 이때문에 다소 난잡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고부간의 사랑 등 파격적인 연출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 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이런 상항에서 이다연의 연기는 더욱 빛을 보이고 있다.
현대로 넘어온 이다연은 자신과 시어머니 박주미가 단씨 집안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봐주셔요 갈 때가 없습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부탁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조선시대에서 죽었던 남편과 똑 닮은 유정후(단등면)를 보고 “서방님...”이라고 울먹이는 모습 등 막장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실감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다연이 단씨 집안 사람들에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장면은 현재(7월 18일 기준) 유튜브 클립에서 조회수 3만회를 달성했다. 또 ‘아씨 두리안’은 이다연과 박주미가 현대시대로 넘어오게 되면서 시청률 2%대에서 5%대로 상승세를 그려가고 있다. 박주미의 묵직한 연기력에 이다연의 신인답지 않은 연기가 더해지면서 완벽한 고부케미를 이뤄낸 결과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이다연이 어떤 시간을 보냈기에 이렇게 탄탄한 연기력을 갖추게 됐는지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다연은 03년생으로 올해 21살 이다. 그는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배우 임수정의 아역으로 이름을 알다. 이후 2020년 웹예능 ‘노빠꾸 로맨스’에서 사차원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열여섯 살 한소담으로 첫 주연자리를 꿰차게 된다.
당시 제작진은 “이다연이 맡은 한소담은 열여섯 소녀들의 로망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단지 청순한 외모 뿐만 아니라, 구김살 없는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연기력까지 두루 가춘 이다연이 적격이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배우 손예진 전미도 주연의 JTBC ‘서른아홉’에 조연으로 잠깐 출연했다가, 약 2년 후 2023년 ‘아씨 두리안’에서 처음으로 비중있는 역할을 맡게 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최근 공개된 ‘아씨 두리안’ 8화에서 이도연은 본격적으로 오매불망 기다리던 남편과 똑 닮은 현대의 유정후와 러브라인을 그렸다. 김민준(단치정)이 건넨 와인을 마시다가 취한 이도연은 화장실 앞에서 유정후와 마주쳤고, 몽롱한 취기에 유정후를 보자 애틋한 절절함을 표현했다.
그 순간 유정후에게 간절함을 담아 손을 뻗었지만, 이다연은 순간 무너지듯 정신을 잃는다. 그러자 유정후가 이다연을 부축해 번쩍 안았고 이를 지켜보던 극 중 유정후의 여자친구 김채은(아일라)는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다연과 유정후의 관계를 중심으로 흘러간 ‘아씨 두리안’8화는 시청률 5.5%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다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청순한 분위기를 꼽았다. “이다연에게는 신인다운 풋풋한 매력이 있다. 화면으로 봤을 때 큰 눈망울에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게 감명 깊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