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5)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24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역대급 전력을 자랑한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필두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 현대) 등 빼어난 2선 자원이 즐비한 ‘황금 세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개중 최전방은 황선홍호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최전방을 맡았던 이들이 강했던 탓도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박주영(울산) 그다음 대회에는 김신욱(킷치 SC)이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가 나서 우승을 이끌었다. 연령 제한이 있는 대회지만, 그간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황선홍호의 스트라이커는 K리그2에서 활약 중인 안재준(부천FC1995)과 박재용(FC안양)이다. 둘은 K리그1에서 뛰는 천성훈(인천 유나이티드) 이호재(포항 스틸러스)를 제치고 뽑혔다. 황선홍 감독은 “(둘은) 흡수력이 굉장히 빠르다. 발전 속도도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지난 1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안재준은 “팬분들이 우리의 이름을 잘 모르셔서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사실 나와 재용이 형은 K리그2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K리그1 어느 공격수와 따져도 뒤처지지 않기에 (아시안게임에)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감내하고 대회 중이나 끝났을 때 응원의 목소리로 바뀔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재준과 박재용은 각각 올 시즌 K리그2 14경기, 18경기에 나서 6골씩 넣었다. 안재준은 도움 3개도 기록했다. 그러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고, ‘2부 리거’라는 타이틀 탓에 역대 가장 약한 공격진이라는 혹평도 적잖다. 안재준은 “(외부 시선이) 부담되긴 하지만, 부담감이 없는 대회에서는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담을 받으면서 경기하고 훈련하면 아시안게임 끝난 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팬분들의 인정도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안재준은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 라인을 허물고 찬스를 잡는 데 능하다. 패스 능력이 빼어난 2선 자원들과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다. 그는 “(고)영준이와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오래) 같이 해서 잘 맞는다”며 “나도 이강인이 기대된다. 파리에서 뛰는 선수의 패스를 받아본 뒤 후기를 들려 드리겠다”며 웃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부담 속 자신감이 있었다. 안재준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