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이 신경 쓰였다고요? 신경만 쓰였나봐요. 18이닝 2자책입니다. 안우진이 얼마나 빨리 내려가냐가 포인트에요."
상대 팀 입장에서 리그 대표 에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공략'하길 기대하고 경기에 들어설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한화 이글스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키움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한화는 외국인 에이스 리카르도 산체스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지만, 상대 투수 무게감이 더 크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안우진이다.
어떤 에이스든 상대로 만나면 다득점 경기를 기대하고 시작하진 않지만, 안우진이라면 한 술 더 뜬다. 한화도 그렇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은 "안우진이 얼마나 빨리 내려가냐가 포인트"라고 전했다.
안우진은 특히 한화 상대로 더 막강했다. 안우진은 과거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공을 많이 보는 팀들이 상대하기 좀 힘들다. 예를 들면 한화가 그랬다"고 전했다. 말과 달리 성적은 압도했다. 올 시즌 한화전에서 승은 없지만(1패) 18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1.00) 26탈삼진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다.
최원호 감독도 그 성적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최 감독에게 안우진의 말을 전하자 "신경만 쓰였나보다. 18이닝 2자책이다"라고 웃었다.
쳐서 점수를 내 승기를 잡긴 어렵다. 실점을 최소화하다 안우진이 내려간 후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최 감독은 "안우진은 9개 구단이 모두 못치는 투수다. 그가 얼마나 빨리 내려가느냐, 그 시점이 언제냐. 그리고 안우진이 내려갈 때까지 우리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고 있느냐가 경기의 포인트다. 안우진을 상대로 5점, 6점을 낼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안우진의 소화 이닝을 줄이려면 투구 수가 많아지게 하는 선수들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최 감독은 "김인환처럼 초구를 공략하는 선수들의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다. 정은원이나 최재훈(처럼 지켜보는) 유형이 낫다"며 "김인환은 10타수 무안타에 6삼진을 당했다. 타이밍이 아예 안 맞는다는 얘기다. 김태연도 8타수 무안타 3삼진이다. 공을 많이 보는 편인 권광민을 선발로 넣어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