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무대 입성 뒤 가장 주목을 받으며 나선 타석.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LG 트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이적한 이주형(21) 얘기다.
키움은 29일 오전 선발 투수 최원태를 LG에 내주고, 입단 5년 차 외야수 이주형, 신인 우완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8번) 지명권을 받았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11번이나 해낸 최원태를 보내는 출혈을 감수하며 팀 리빌딩을 이끌 수 있는 자원을 모았다.
이주형은 유니폼을 바꿔 입은 날, 바로 선발 출전했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9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 타선이 상대 에이스이자 선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에게 1·2회 출루조차 하지 못했고, 마운드는 ‘대체 선발’ 김동혁이 무너지며 0-4로 끌려가고 있던 3회 말, 이주형은 선두 타자로 나서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장내 함성을 높였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이주형은 컷 패스트볼(커터) 2개를 골라낸 뒤 4구째 바깥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을 때려냈다.
이주형이 뷰캐넌을 흔들었다. 키움은 후속 타자 이지영도 중전 안타를 치며 이주형을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냈고, 김태진과 이용규도 연속 안타를 치며 2득점했다. 2-4, 2점 차로 추격했다.
이주형은 이후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고, 키움도 7-2로 대패했다. 하지만 막 영입한 선수가 주목을 받으며 나선 경기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점은 고무적이다.
이주형은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3순위)에 지명된 유망주다. 내·외야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군 복무도 마쳤다. 1군 출전은 키움 데뷔전 포함 33경기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 키움 좌익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선수는 37번을 기록한 김준완이다. 박찬혁, 임병욱 등 젊은 외야수들이 차례로 투입됐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
현재 키움 외야진은 중견수(로니 도슨)와 우익수(이형종)만 고정이다. 베테랑 이용규는 지명타자 출전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형에겐 기회다. 무엇보다 키움이 선발 투수, 그것도 프랜차이즈 투수를 내주며 영입한 선수를 벤치에 오래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키움팬은 최원태의 이적으로 뿔이 났다. 이주형이 이런 상황적 변수를 이겨내고, 잠재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