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 이적 시장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였다. 수도권 A구단과 지방 B구단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돼 많은 야구 관계자의 눈길을 끌었다. 2005년 다니엘 리오스(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이후 18년 만에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가 성사되나 싶었지만 최종 불발에 그쳤다.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생긴 건 1998년이다. 20년 넘게 제도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총 4번(웨이버 이적 제외) 있었다. 2001년 12월 내야수 틸슨 브리또가 2대6 대형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게 처음. 2002년 7월에는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당시 SK)와 다니엘 매기(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2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03년 7월엔 마크 키퍼가 최용호와 맞트레이드 돼 KIA에서 두산 베어스로 건너갔다. 2년 뒤 리오스까지 몇몇 외국인 선수가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리오스 이후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꽉 막혔다. 2013년 NC 다이노스가 아담 윌크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놔 화제였지만 이적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NC는 신생팀 특별 규정으로 외국인 선수를 다른 팀보다 1명 더 많은 3명 보유, 이 중 1명을 트레이드해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었지만 부정적인 여론 등을 고려해 뜻을 접었다.
2007년 두산 베어스 소속의 다니엘 리오스. 리오스는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이적해 제2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IS 포토
한 외국인 스카우트는 "데려가는 팀에선 그 선수의 가치를 낮게 보고 원소속팀에선 1선발급으로 본다. 그런 차이에서 트레이드 성사가 어려운 거 같다"고 말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사실상 1년 계약이어서 (위험 요소가 적다고 판단해) 트레이드할 만한데 (여러 조건 때문에) 국내 선수보다 딜의 카드를 맞추기가 까다롭다"고 전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트레이드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다. 31일 기준 4위 NC 다이노스와 9위 키움 히어로즈의 승차가 5.5 경기에 불과하다. 6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트레이드가 자칫 시즌을 포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구단도 쉽게 움직일 수 없다.
최근 키움과의 트레이드로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영입한 차명석 LG 단장은 "(트레이드가 가능한지) 다 접촉 해봤는데 우리도 급한데 트레이드를 어떻게 하냐고 그러더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국내 선수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데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