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20주년을 맞이해 마련된 친선경기에서 홍콩 리만FC를 제압했다. 무고사는 이날 402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고, 제르소는 팀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장엔 4000여명의 인천 팬들이 모여 기쁨을 나눴다.
인천은 1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 인천유나이티드 연습경기’에서 제르소의 결승골을 앞세워 리만을 1-0으로 제압했다. 리만은 지난 시즌 홍콩 프리미어리그 2위 팀으로, 이번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예선에도 참가한다.
이날 경기는 팀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겼다. 경기를 앞두고 기념 케이크 커팅식도 진행됐고, 인천 팬들도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전달수 대표이사 등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이행숙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도 참석해 팀 창단 20주년을 축하했다.
단순히 연습경기를 넘어 인천 입장에선 ACL에 대비하는 의미도 있었다. 인천은 오는 22일 ACL PO에서 레인저스(홍콩)-하이퐁(베트남)전 승리 팀과 격돌한다. 이번 리만전은 ACL PO에 대비한 모의고사가 됐다. 레인저스전에 대비한 홍콩 리그 스타일에 대한 적응이나 상대적인 약팀을 상대로 경기를 운영하는 방법 등을 미리 경험한 기회가 됐다.
인천은 돌아온 무고사를 중심으로 제르소와 음포쿠가 좌우 측면에 포진하는 3-4-3 전형을 가동했다. 강윤구와 김도혁, 이명주, 민경현이 미드필드진을 구축했고, 델브리지와 김동민, 오반석이 수비 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이태희. 비셀 고베 이적 후 1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에 돌아온 무고사는 이날 무려 402일 만에 인천 팬들 앞에 섰다. 팬들은 경기 시작 전 가장 먼저 무고사의 이름을 연호했고, 무고사 역시 그런 팬들을 향해 박수로 화답했다.
인천이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3분 만에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민경헌의 크로스가 무고사에게 연결됐다. 무고사의 슈팅은 다만 아쉽게 빗맞았고, 이어진 제르소의 슈팅도 아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무고사의 복귀전 골이 아쉽게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을 삼킨 인천은 전반 9분 만에 균형을 깨트렸다. 김도혁의 패스를 받은 제르소가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침투했다. 수비수 2명 사이를 파고든 그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세차게 갈랐다. 팀 창단 20주년을 자축하는 축포였다.
이후에도 경기는 인천의 일방적인 공세로 이어졌다. 인천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호시탐탐 상대 수비 빈틈을 찾았다. 다만 좀처럼 결실을 맺진 못했다. 오반석의 헤더나 김도혁의 중거리 슈팅 등 모두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상대도 빠른 역습을 통해 반격에 나섰지만, 델브리지가 중심이 된 인천 수비는 이렇다 할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추가시간 골키퍼까지 제친 제르소의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조성환 감독은 11명을 모두 교체했다. 천성훈과 김대중, 김건희, 문지환 등을 비롯해 임형진, 최우진, 김현서 등 신인들에게도 대거 기회를 줬다.
다만 인천의 추가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임형진의 헤더는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천성훈의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골 차 불안한 리드 속 후반 21분엔 결정적인 실점 위기도 있었다. 수비진의 실수 속 파울리센 미첼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허용했지만,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35분엔 또 다른 신인인 김세훈과 박진홍도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세훈과 김현서 등 신인들은 후반 막판 잇따라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번번이 골대를 외면해 아쉬움을 삼켰다. 상대의 역습에 여러 차례 위기도 있었으나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결국 인천은 1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창단 20주년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4000여명의 팬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