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우완 투수 이정용(26)이 데뷔 첫 선발승을 아쉽게 놓쳤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이정용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 1개 내주지 않은 완벽한 투구였다.
이정용은 7회 초 수비 시작 전에 마운드를 불펜 투수 함덕주에게 넘겼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 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LG 타선은 7회 말 공격에서 4득점하며 리드를 안겼다. LG는 리드를 지켜내며 6-3으로 이겼다.
선발승은 날아갔지만, 이정용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자격이 충분하다. 부담스러운 선발 맞대결 상대를 두고 제 공을 던졌다. 3회 초 2사까지 8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고, 김태진에게 첫 안타를 맞은 뒤에도 후속 이용규를 가볍게 막아냈다. 4회도 1사 뒤 안타를 맞았지만, 범타 2개를 유도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선두 타자 이주형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뒤에도 박찬혁, 이지영, 김태진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용규, 김혜성, 로니 도슨 키움 주축 타자가 연달아 나선 6회도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정용은 원래 불펜 투수였다. 필승조 일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선발 투수로 전환했다. 정확히는 진행형이다. 이 경기에선 오프너로 나섰고, 이후 계속 소화 이닝을 늘렸다. 지난달 27일 KT 위즈전에서는 4이닝을 막았고, 이날 데뷔 처음으로 QS를 해냈다.
LG 입장에선 기대 이상의 수확이다. 최근 최원태를 키움에서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고, 퓨처스리그에서 콜업을 준비 중인 선발 자원들도 있다. 이 상황에서 대체 선발로 쓰던 이정용이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계획대로다.
경기 뒤 이정용은 "변화구(포크볼)이 좋지 않았는데, 포수 박동원 선배가 잘 리드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며 "내가 승리하지 못해도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내가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그래도 팀이 4승을 거뒀더라. '좋은 기운을 주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