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가 한국 팬들 앞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파리 생제르맹(PSG)의 승리를 이끌었다.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도 PSG 유니폼을 입고 한국 팬들 앞에서 피치를 누볐다.
PSG는 3일 오후 5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친선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지난 3월 발목 수술 후 5개월 만에 돌아온 네이마르가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 후 전북 골망을 갈랐다. 벤치에서 지켜보는 이강인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낸 득점이었다. 네이마르는 후반 한 골을 더 추가하는 등 4만 3520명의 관중 앞 ‘원맨쇼’를 펼쳤다.
앞서 진행된 일본 투어와는 달랐다. PSG 최고 스타인 네이마르는 지난 3월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최근까지 회복에 매진했다. 일본에서 치른 3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이강인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2일 르 아브르와 친선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이강인도 일본에서는 피치를 밟지 못했다.
출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지만, 경기 전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둘의 출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특히 이강인은 “무조건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네이마르는 선발 출전했지만, 이강인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네이마르는 선발 출전해 계속해서 뛰었고, 이강인이 후반 투입되면서 둘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훈련장에서는 여러 차례 케미를 뽐냈지만, 그라운드에서 호흡은 처음이었다.
이날 2골 1도움을 올린 네이마르는 경기 내내 특급 팬 서비스도 선보였다. 코너킥 전담 키커인 그는 관중들과 가까워질 때마다 인사하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도 90분 내내 환호로 응했다.
경기 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를 하는데, 목표는 육체적인 부분을 향상하는 것이다. 또한 내일 강한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뛰어줬으면 좋겠다.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는데,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맞불을 놓고 공격적인 축구로 임할 것이다. 팬들에게 화끈한 경기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실제 전북은 비교적 힘을 준 라인업을 꺼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PSG가 볼 점유율을 높이며 기세를 잡는 듯했지만, 전북도 ‘준족’ 문선민을 활용한 빠른 역습으로 간간이 재미를 봤다. PSG의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네이마르는 전반 초반부터 현란한 발기술을 선보이며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기회는 PSG가 먼저 잡았다. 전반 11분 에키티케가 수비수 견제를 이겨내고 페널티 박스 중앙 지역에서 때린 슈팅이 골문 오른쪽으로 빠졌다. 전북도 반격했다. 전반 13분 문선민이 전진 드리블 후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북은 전반 21분 전북 하파 실바의 중거리 슈팅 크게 벗어났다. PSG는 전반 27분 가르비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때린 슈팅이 옆 그물을 출렁였다. 소강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36분, 전북 하파 실바가 아크 부근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PSG도 발톱을 드러냈다. 전반 38분 네이마르의 왼발 슈팅이 막혔지만, 2분 뒤 전북 골문을 열었다. 아크 부근에서 드리블을 시도한 네이마르가 전북 수비진 사이에서 현란한 발놀림을 자랑하며 볼을 지켰다. 직후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왼쪽 골대를 때리고 그대로 골망을 출렁였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활짝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PSG는 후반 시작 후에도 이강인을 벤치에 뒀다. 전반에 골 맛을 본 네이마르는 후반에도 피치를 밟았다. 전북은 선발로 출전한 11명을 모두 벤치로 보냈다. 구스타보, 아마노 준, 송민규 등 새로운 11명이 후반전을 위해 투입됐다.
후반전도 PSG가 주도했다. PSG 선수들이 여유롭게 볼을 돌리며 전북의 빈틈을 노렸다.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에키티케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떴다. 1분 뒤 네이마르의 감각적인 침투 패스로 가르비가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쭉 밀어 찬 슈팅이 골대 옆으로 빠졌다.
후반 13분 이강인이 사이드 라인에서 몸을 풀자 팬들이 들썩였다. PSG는 후반 17분 선수 다섯을 한꺼번에 바꿨다. 마르코 아센시오와 카를로스 솔레르 등이 투입됐는데, 이강인은 계속해서 교체 투입을 준비했다.
팬들이 기다리던 이강인이 후반 24분 에키티케 대신 피치를 밟았다. 네이마르는 그대로 피치에 남으면서 그라운드 바깥에서 절친 케미를 선보였던 둘이 함께 피치를 누비게 됐다. 둘은 일본 투어 3경기에서 나란히 결장했고, 전북전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후반 들어 잠잠하던 전북이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후반 32분 아마노가 처리한 프리킥이 골대 위로 살짝 뜨며 무위에 그쳤다. 후반 38분 PSG가 1골 더 달아났다. 주인공은 역시 네이마르였다. 네이마르는 순간적인 라인 브레이킹으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고, 손쉽게 오른발로 볼을 밀어 넣었다. 네이마르는 득점 후 이강인과 손뼉을 마주치고 포옹하는 등 기쁨을 나눴다.
분위기를 탄 PSG는 후반 43분 마르코 아센시오가 네이마르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때린 왼발 슈팅이 골망을 가르며 점수 차를 벌렸다. PSG는 남은 시간 전북 공격을 막아내며 3점 차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