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이 20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령탑과 결별했다.
울버햄프턴은 9일 오전(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결별하기로 합의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부임해 성공적으로 EPL 잔류를 이끌었지만, 구단과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했다. 원만한 계약 종료가 모든 당사자에게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코치진과도 모두 결별했다는 소식을 덧붙이기도 했다.
맷 홉스 울버햄프턴 단장은 구단을 통해 “모든 구성원을 대표해 로페테기 감독과 그의 스태프들이 보여준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전한다. 이들은 EPL 잔류를 목표로 삼고 부임했고, 그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새 시즌을 함께 맞이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었지만, 몇 가지 주제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서로 헤어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모든 당사자가 동의했다”고 전했다.
로페테기 감독 역시 구단을 통해 “울버햄프턴과 구단 모든 구성원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이 멋진 구단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또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 직원, 가족 그리고 놀라움을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프턴이 EPL 20위까지 추락한 지난해 11월에 부임했다. 울버햄프턴이 최근 2년간 호르헤 멘데스(포르투갈) 에이전트와의 좋은 관계를 이용, 주요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음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었다.
‘소방수’로 나선 로페테기 감독은 EPL서 9승 4무 10패를 기록, 팀을 13위까지 끌어 올렸다. 팀의 강등은 막아냈으나, 결국 구단과의 의견 차이로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한편 구단이 발표한 ‘의견 차이’는 결국 영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5월 영국 BBC는 “로페테기 감독의 미래는 구단의 재정 상황 때문에 불확실하다. 로페테기 감독은 최근에야 구단의 재정적 페이플레이(FFP) 문제를 알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울버햄프턴은 이번 여름에만 7명의 1군 선수를 잃었는데, 영입은 수비수 맷 도허티 한 명뿐이었다. 2022~23시즌에만 1억 7700만 유로(약 2556억원)를 쓰고도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고, 그 여파가 찾아온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