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주최, 실무프로젝트(주) 주관으로 진행하는 콘텐츠·엔터 기업 기획자&마케터 취업준비생을 위한 실무프로젝트에서는 엔터산업 분야 관련 기사 작성에 관해 강의를 했습니다. 이후 조별 과제로 제출받은 칼럼 중 우수한 것들을 일간스포츠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소개합니다. 일간스포츠가 취준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K팝 데이터를 집계하는 서클차트에 따르면 2018년 2282만장이었던 음반 판매량이 2022년 약 5708만장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음악을 CD가 아닌 음원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일어난 이변이다. 하지만 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음반 소비가 늘어나면서 뒤따르는 후유증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음반 판매량이 음악의 인기 척도였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정품이든 불법 복제품이든 앨범을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의 앨범 구매는 목적이 달라졌다. 음악을 들으려는 게 아니라 앨범 구성품 중 일부를 갖기 위해 구매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앨범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랜덤 포토카드가 생기면서 원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여러 장의 앨범을 사게 되는 것이다. 팬 사인회의 증가와 초동 판매량에 대한 집착도 음반 인플레이션의 이유로 꼽힌다. 과거에는 인기 아이돌도 초동 판매량이 10만 장을 넘는 경우가 흔치 않았으나 최근에는 팬들 사이에서 좋아하는 아이돌의 기록을 만들어주기 위한 경쟁 심리가 생기며 초동 판매량이 400만장을 넘는 일까지 생겨났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영상통화 팬 사인회가 생기면서 기획사에서 팬 사인회 스케줄을 더 많이, 더 오랜 기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음반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이러한 음반 인플레이션은 물론 K팝 시장을 활성화시켰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음반 판매량은 환경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부정적인 측면에서도 이 현상을 짚어봐야 한다.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해 랜덤 포토카드 등 필요한 구성품만 갖고 그 외의 다른 내용물은 버려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반은 플라스틱, PVC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재활용이 힘든 소재들이다. 버려지는 것은 그 만큼 환경에 치명적이다.
음반 판매량의 증가에 따른 환경 문제가 화두에 오름에 따라 친환경 앨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CD가 들어있지 않고 포토카드만 배송되거나, QR 코드를 찍어서 노래를 듣고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 앨범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다.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의 인증을 받은 종이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 소재를 이용한 음반을 제작해 판매하는 기획사도 증가하고 있다.
팬들이 앨범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초동 판매량 집계와 실물로 보유하고 싶은 멤버 포토카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한다면 환경오염 문제를 그 만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친환경 앨범이 나온 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팬들이 많다 보니 본래의 음반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음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환경 문제는 단순히 지금 세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앨범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더욱 고민하고 올바른 음반 소비 문화를 만들어 나아가야 K팝 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