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어린이들을 향해 인사하며 등장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토트넘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홉 번째 시즌의 막이 오른다.
손흥민은 오는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브렌트퍼드와의 2023~24 EPL 개막전을 통해 새 시즌 첫발을 내딛는다.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까지 다다랐던 상승세가 지난 시즌 크게 꺾인 가운데 반등에 도전하게 될 시즌이기도 하다.
예열은 마쳤다. 프리시즌 동안 라이언 시티(싱가포르)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두 차례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호주) 감독 체제에서도 굳건한 주전 입지를 엿볼 수 있었다.
새 시즌 목표는 단연 반등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9~20시즌 EPL 11골을 시작으로 그 다음 시즌 17골, 2021~22시즌 23골로 매 시즌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2021~22시즌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10골로 득점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 EPL 득점왕 자존심에도 생채기가 났다.
시즌 내내 현지의 비판적인 시선을 감내하던 손흥민은 시즌이 끝난 뒤에야 부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현지 인터뷰를 통해 “시즌 내내 몸 상태가 안 좋았다. 경기장에선 거의 매 순간 통증을 느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상을 이유로 자리를 비우고 싶지 않았다”며 시즌 종료 직후 탈장 수술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젠 새로운 사람이 된 느낌이다. 다시 좋은 활약을 펼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할 만한 한마디다.
토트넘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토트넘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반등을 위해선 극복해야 할 변수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신임 감독 체제에서의 맡게 될 역할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직후 포메이션부터 변화를 줬다. 안토니오 콘테(이탈리아) 전 감독 체제에서 대부분 3-4-3 전형이 가동됐던 토트넘은 프리시즌 동안 4-2-3-1 포메이션이 주전술로 활용됐다. 손흥민은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2선에 포진해 최전방 공격수 케인을 지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부여하느냐가 중요하다. 최대 강점인 슈팅력과 스피드 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할을 받을지, 아니면 케인 등 다른 공격수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무게를 둘지가 관건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가 더 공격적으로 뛰고, 자신은 사실상 미드필더처럼 뛰면서 전술의 희생양이 된 적도 있다.
프리시즌이긴 하나 두 경기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물론 연계 플레이 과정에서 동료들의 패스가 손흥민에게 전달되지 못해 기회 자체가 무산된 장면들도 있었다. 다만 샤흐타르전에서 단 1개의 슈팅에 그친 반면 크로스를 8차례나 시도했던 기록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 시즌 손흥민의 경기당 평균 크로스 횟수는 0.9개였다.
케인의 거취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과 토트넘 잔류 기로에 선 상태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 역사상 가장 많은 47골을 합작했다. 케인이 떠나면 가장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잃게 되는 셈이다. 손흥민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새롭게 공격의 중심에 설 매디슨,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지 등 새 동료들과의 호흡도 반등 여부를 가를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제 모습은 팬들이 아시는 손흥민이 아니었단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여섯 시즌 간 활약도 단순히 운이 아니었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