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8월 3승 1무 7패 하락세에 빠져 있다. 지난 주말(11~13일) 대전 두산 베어스 3연전에서 모처럼 위닝 시리즈를 거뒀으나 후반기 하락세가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진다. 이 기간 3승 6패 평균자책점 5.85(8위)에 그친 선발진도 문제였으나 45득점(전체 9위)에 그친 타선도 못지않게 부진했다.
그나마 9위에 있는 건 홈런 1위(27개·14일 기준) 노시환 덕분이다. 노시환은 지난 주간 5경기 4홈런을 치는 등 8월 페이스가 뜨겁다. 8월에만 14타점을 기록, 팀 득점의 3분의 1, 홈런의 절반을 홀로 책임졌다. 팀 홈런은 공동 1위(12개)인데 득점은 최하위권인 기묘한 상황이 펼쳐졌다.
MVP(최우수선수) 유력 후보를 놓고 득점이 저조한 건 테이블세터 부진 때문이다. 한화는 전반기 8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테이블세터가 안착하는 듯했다. 외야수 이진영이 1번 타자로 자리 잡아 높은 출루율과 장타를 보여줬다. 전반기 1번 타자 출루율이 0.359(4위)로 안정적이었다. 반면 8월 1번 타자 출루율은 0.259(8위)로 정확히 1할이 감소했다.
밥상이 빈곤하니 노시환의 공격력도 100%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노시환은 76타점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으나 타점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72타점)과 기회 차이가 크다. LG 타선은 팀 출루율이 0.371에 달한다. 테이블세터는 물론 9번 타자까지 쉴 곳이 없다. 오스틴은 총 281명의 주자를 세워놓고 타석에 들어섰다. 득점권 기회도 148타석을 받았다. 노시환(주자 237명·득점권 119타석)과 차이가 크다.
더 큰 문제는 노시환이 빠졌을 때다. 노시환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최소 10경기 이상, 최대 20경기까지도 결장할 수 있다. 클린업 트리오 중 한 사람이 빠지면 나머지 두 사람이 빈자리를 채워야 하나 마땅치 않다. 노시환과 함께 전반기(타율 0.291 11홈런 47타점) 팀 타선을 지켰던 채은성은 후반기 타율 0.258 2홈런 8타점으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8월 팀 성적에서 노시환을 뺀다면 월간 득점 최하위(27점) SSG 랜더스와도 차이가 거의 없다. 마운드가 더 낮은 한화라 타격이 더 크다.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타율 0.198)는 아직 타율이 2할에 미치지 못한다. 후반기 타율 0.315를 치며 최근 상위 타순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김태연이 그나마 유일한 대체자나 장타율 0.401로 노시환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한화는 14일 기준 7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4경기)가 10위 키움 히어로즈까지 승차와 같다. 여전히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으나 좀처럼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시환이 떠나기 전까지 테이블세터들이 제 자리를 찾거나 또다른 해결사를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