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이 연속으로 이탈 탓에 고전하던 키움 히어로즈가 후반기 처음으로 3연승을 거뒀다.
키움은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KBO리그 홈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외야수 임병욱(27)이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3득점 2타점을 기록하며 고비마다 팀 공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46승(3무 64패) 째를 올린 키움은 지난 6월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1일 만에 3연승을 해내며 최하위(10위) 탈출 태세를 갖췄다.
이 경기 승리 주역은 임병욱이다. 8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키움이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이어 후속 타자 김시앙과 김준완의 연속 안타로 진루하며 키움의 첫 득점을 해냈다.
키움이 1점 더 내주며 1-4로 끌려가던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선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키움은 선두 타자 김휘집이 2루수 박승욱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주형의 땅볼 타구로 2루를 밟아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섰다. 타점을 올릴 기회에 나선 전병우는 박세웅에게 삼진을 당했다.
임병욱은 달랐다. 박세웅이 앞선 3회까지 포크볼과 커브를 결정구로 자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 같다. 볼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2구째 커브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당겨 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키움이 3-4, 1점 차로 추격하는 투런홈런이 나왔다. 임병욱의 시즌 5호포.
임병욱은 키움이 역전에 성공한 7회 말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무사 1루에서 롯데 셋업맨 김상수의 체인지업을 때려내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키움은 무사 1·2루 기회에서 김동헌이 희생번트에 성공했고, 김준완이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상황에서 김혜성과 로니 도슨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6-4로 달아났다.
임병욱은 키움 불펜진이 동점(스코어 6-6)을 허용한 상황에서 다시 득점에 기여했다.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 1사 뒤 김태진이 안타를 치며 만든 기회에서 롯데 투수 구승민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결국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다.
동점과 역전을 반복하던 승부는 8회 갈렸다. 롯데는 이 위기에서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가 타자 김동헌에게 사구를 범했다. 밀어내기로 재역전한 키움은 마무리 투수 임창민이 9회 초 등판,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키움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간판타자 이정후가 왼쪽 발목, 베테랑 셋업맨 원종현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달 29일엔 ‘4선발’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LG 트윈스에 내주며 선발진 전력까지 떨어졌다. 총체적인 난국 속에 8월 첫 15경기에서 13패(2승)을 당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키움은 지난 주중 3연전까지 3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던 롯데를 상대로 다시 전열을 정비했다. 최원태를 내주고 영입한 이주형은 18일 3연전 1차전 8회 말 역전 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보여줬고, 2차전에선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송성문이 결승타를 기록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임병욱까지 투지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 연승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