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경기가 남았고, 딱 10승이 남았다. 신인왕 '0순위' 문동주(19·한화 이글스)가 성적표의 숫자를 깔끔하게 맞춰놓고 항저우로 날아갈 수 있을까.
문동주는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미 그의 이닝 제한을 풀지 않겠다고 예고한 상황. 당초 의학적 소견을 받아본 후 변경 여지를 열어뒀으나 다시 이닝 제한을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을야구 가능성이 낮아진 한화 입장에서 굳이 문동주를 추가 등판시킬 이유가 없기도 하다.
이닝 제한에 따라 시즌을 일찍 마감하지만 문동주는 잔여 시즌 경쟁자들의 성적과 상관 없이 신인왕 1순위 후보로 꼽힌다. 21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경쟁자들과 차이가 크다. 동기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나 최지민(KIA), 후배 김민석(롯데)과 윤영철(KIA) 등이 경쟁자로 꼽히지만 대부분 통계 상 기여도 차이가 크다.
굳이 문동주의 성적에서 '예쁘지' 않은 숫자가 있다면 승수다.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9위, 국내 투수 중 안우진(키움 히어로즈·2.43)과 고영표(KT 위즈·2.45)에 이어 3위인데도 아직 10승을 채우지 못했다. 신인왕 경쟁에서도 유일한 변수로 꼽히는 게 윤영철(7승)의 10승 달성 여부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는 윤영철에게는 등판 기회가 많이 남았지만, 문동주에게는 한정된 기회만 있다. 10승을 채운다면 말 그대로 '무결점' 후보다.
10승은 신인왕이 아니어도 가치와 의미가 크다. 첫 선발 로테이션을 돈 해에 바로 10승을 채우는 게 된다. 지난해 국내 투수와 외국인 투수 통틀어 최다 승수가 7승(장민재)이었던 한화다. 2년 만에 10승 투수를 배출한 셈이기도 하다. 2011년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한화의 국내 투수 10승 기록은 2015년 안영명(10승)과 2021년 김민우(14승)가 전부였다.
27일 마주하는 KIA는 문동주의 고향(광주진흥고 졸업)팀인 동시에 아직 승수를 거두지 못한 상대기도 하다. 올 시즌 3경기 평균자책점 3.52, 피안타율 0.193으로 상대 성적은 나쁘지 않으나 0승 1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상대 성적 자체가 나빴던 SSG 랜더스(1패 평균자책점 27.00)나 롯데(2패 평균자책점 12.15)와 달리 승리를 기대해봄직하다.
한편 27일 경기에 이은 문동주의 올 시즌 마지막 등판 일정은 9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이다. LG전까지 마친 후에는 아시안게임 출전 전까지 3~4주 동안 회복과 컨디션 관리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